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한경제=조성아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위증교사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코너에 몰렸던 정치 생명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사법리스크 2차 고비를 넘기며 최악의 상황을 면한 이 대표는 당 내부 결속과 민생 행보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선고 후 법원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그 과정이 참으로 어렵고 길긴 했다”면서 “진실과 정의를 되찾아 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무죄 선고가 내려지자 이 대표와 함께 서초동 법원을 찾은 민주당 의원들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일부 의원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큰 바닷속의 좁쌀 한 알’이라는 뜻의 사자성어 ‘창해일속’(滄海一粟)을 인용하며 민생을 챙기겠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무죄를 받는) 그 과정이 어렵고 길었지만, ‘창해일속’이라고 제가 겪는 어려움이야 큰 바닷속의 좁쌀 하나에 불과하지 않겠느냐. 국민들이 겪는 어려움의 고통과 제가 겪는 어려움을 (비교하면) 미미하다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어 정부여당을 향해 “이제 정치가 서로 죽이고 밟는 것이 아니라 서로 공존하고 함께 가는 그런 정치면 좋겠다”면서 “죽이는 정치보다 이제 사람 살리는 정치를 하자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1심 선고에서 징역형을 받은 데 이어 이날 또다시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징역형 이상이 나올 경우 이 대표의 ‘정치 생명’은 최대 위기에 놓일 처지였다. 한숨 돌리게 된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항소심 재판에 주력하면서 당분간 내부 결속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재명 일극체제’ 균열을 어느 정도 막을 동력을 얻은 민주당은 여권을 향한 공세 수위를 한층 높이면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극복을 위한 총력 방어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24일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당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원칙”이라며 “모든 상황에 대해서 3심에 이르기까지 원칙적이고 치밀하게 대응해 모두 무죄를 입증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선고가 1심인데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에서 이미 당선 무효형을 받은 만큼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재판 등도 아직 진행 중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1심 선고 결과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사법부의 판단은 존중하지만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김용태 의원은 SNS에서 “교사를 받은 사람은 위증으로 50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는데 정작 교사는 아니다는 판단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2심에서 바로 잡히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수 국민의힘 대변인도 선고 직후 SNS를 통해 “검찰이 항소심에서 치열하게 다툴 부분이며, 항소심에서는 결론이 바뀔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조성아 기자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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