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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구조조정] KT ‘희망퇴직금·조기 성과급’, 파격 인건비 효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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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1-27 05:00:21   폰트크기 변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KT가 역대급 퇴직금과 위로금을 내걸고 몸집줄이기에 성공했다. 본업인 통신망 업무를 자회사로 이관하면서 불거진 희망퇴직 진통을 파격적인 처우로 잠재웠다. 올해 임직원 성과급도 이달 지급하면서, 인건비 비용을 연내 털어내고 내년 이익률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오는 29일 임직원들에게 올해 1~3분기 영업이익 10%에 해당하는 성과배분금 1차분을 지급할 예정이다. KT의 올 1~3분기 영업이익은 별도손익계산서 기준 1조2128억원으로 직원들에게 배분되는 성과급의 총액은 약 1213억원이다. 임직원 1인당 평균 660만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지난 8일자로 특별희망퇴직을 신청한 뒤 퇴직한 이들에게도 1차분이 지급된다. 4분기 실적에 따른 성과급은 2025년 1분기 중 지급될 예정이며, 이때 퇴직자들은 지급에서 제외된다.

KT새노조 관계자는 “11월에 지급되는 영업이익의 1/n은 성과급이고, 내년 1분기 지급되는 본급의 440%±80%는 사실상 연봉에 들어가는 상여금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KT는 지난 8일자로 2800명 수준의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자회사로의 이동은 1700명선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증권사 추정치)에 따르면 KT는 올 4분기 330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인력 재배치 계획에 따라 4분기 전출 지원금·퇴직 위로금 등 일회성 비용이 급증한 탓이다.

이 같은 인건비 감축으로 내년 1분기 KT가 1조원에 달하는 역대급 이익을 낼 것이란 증권가 전망도 나왔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1분기 본사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5310억원, 연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37% 증가한 1조2010억원”을 예상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외국계 금융사 못지않은 KT의 희망퇴직금 지급 관련, 진정한 효율화가 맞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KT가 전체 직원의 30%를 내보내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하면서 15년 이상 KT 근속자의 경우 5억~6억원, 만51세 이상 장기근속자의 경우 최대 7억원 내외 퇴직금이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KT 자회사 관계자는 “30년차 KT 본사직원이 업무와 무관한 계열사로 옮겨 일하다 희망퇴직으로 10억원 가까이 받아갔다”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KT의 네트워크 신설 자회사인 ‘KT넷코어’와 ‘KT P&M’의 17개 분야 정규직 신입과 경력사원 모집에는 3000명 이상의 지원자가 응모했다. 이들은 단기 계약직이다.

KT는 이번 인건비 효율화로 인해 선로설계 분야 등을 계약직으로 교체했다. 통신망 업무가 자회사로 이관되면, 업무 연속성이나 역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KT새노조 관계자는 “선로분야 신규 채용은 십수년간 없었다”고 했다. KT는 공공재로 인식되는 통신 인프라의 안정성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를 더 크게 안게 됐다.

이번 KT의 대규모 구조조정은 수년간 ‘탈통신’을 주창해 온 통신업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단 분석도 있다. AIㆍ6G 등 차세대 기술 기반으로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인력 재배치 필요성이 최우선 대안으로 등장할 수 있어서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오는 28일 국회 의원회관 5간담회실에서 ‘KT 구조조정의 사회적 영향’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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