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오진주 기자] 60년 오너 체제를 끝내고 새 주인을 맞은 남양유업이 ‘효자’ 백미당을 앞세워 회복에 시동을 걸고 있다. 유업계 업황도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오랜 기간 사랑받은 브랜드로 반등을 노려보겠단 계획이다.
2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연내 별도 법인인 ‘백미당아이앤씨’를 설립한다. 그동안 외식사업부에서 운영하던 백미당을 분사해 백미당만의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백미당은 오너 일가가 남다른 애정을 쏟았던 브랜드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의 부인인 이운경 남양유업 고문이 브랜딩부터 참여하며 사업을 이끈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 전 회장이 남양유업 경영권을 넘길 때도 백미당은 지켜 가족에게 넘기고 싶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월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최대주주가 된 뒤 4월부터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며 사업 효율화에 나섰을 때도 백미당은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일치프리아니, 오스테리아 스테쏘, 철그릴 등 백미당을 제외한 모든 외식 사업을 정리하며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한 것이다.
이 같은 효율화 작업은 재기로 이어졌다. 연결기준 2022년 3분기 18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남양유업은 올해 3분기 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20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몸집 줄이기에 업황 부진까지 이어지면서 매출도 함께 감소하고 있다. 남양유업의 올해 3분기 매출은 2426억원으로 전 분기(2444억원)보다 다소 줄었다.
남양유업은 사업 정리로 당분간 매출이 줄더라도 지금은 백미당처럼 경쟁력 있는 브랜드에 집중해 수익성을 높일 방침이다. 백미당이 분리 운영돼도 100% 자회사로 두기 때문에 남양유업의 연결 실적에 영향을 미친다.
전국에 56개 매장을 갖고 있는 백미당은 최근 10년 만에 매장 새단장에 들어갔다. 서울 타임스퀘어점 리뉴얼을 마쳤으며, 본점과 강남358점, 삼청점 등을 연내 차례대로 새단장할 계획이다. 새로운 베이커리 메뉴도 계속 출시 중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별도법인에서 직접 운영을 통해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서 분리를 결정했다”며 “수익성 증진 차원에서 성과가 좋지 않았던 외식사업을 정리하는 단계를 밟은 만큼 내년부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