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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헤즈볼라, 60일 휴전 발효…전쟁 재개 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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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1-27 17:09:05   폰트크기 변경      
휴전 전격 합의…전쟁 발발 13개월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이스라엘 총리실 제공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일시 휴전안이 26일(현지시간) 전격 타결되면서 27일 새벽 4시부터 60일간 양측은 교전과 공습을 중단했다. 이로써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기습당하고 헤즈볼라와 교전을 시작한 지 13개월 만에 전쟁이 멈추게 됐다.

AFP, 로이터 통신 등은 이날 저녁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안보내각이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와 휴전하는 방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0명, 반대 1명으로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연설을 통해 “레바논에서의 휴전은 이란의 위협에 집중하고, 우리 군을 쉬게 하고, 하마스를 고립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휴전 방침을 설명했다.

다만 그는 “헤즈볼라가 합의를 깬다면 우리는 이들을 공격할 것”이라며 “헤즈볼라가 국경 부근 테러 시설을 재건하거나, 로켓을 쏘거나, 땅굴을 파거나, 미사일을 실은 트럭을 몰고 오면 우리는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상안은 2006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제1701호 이행을 골자로 한다. 우선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국경에서 약 30㎞ 떨어진 리타니강 이북으로 이동하고, 이스라엘 지상군도 레바논 남부에서 점진적으로 철수한다.

휴전이 개시되자마자 즉각 철수하진 않는다. 60일 동안 레바논군이 남부에 배치되기 시작하면 이스라엘도 점차 레바논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레바논군은 헤즈볼라가 리타니강 이북으로 후퇴하는 과정을 모니터링하며, 레바논 남부를 순찰해 헤즈볼라 시설 제거 확인 및 재건 방지 임무도 맡는다.

협정 이행 감시 기구도 강화하기로 했다. 기존 유엔 안보리 결의 1701호에선 이스라엘, 레바논, 레바논 주둔 유엔 평화유지군(UNIFILㆍ유니필) 옵서버 군 대표로 감시 기구가 구성됐지만,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 무장을 막지 못해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미국이 의장을 맡고 프랑스도 참여한다는 내용이 합의안에 들어갔다. 또한 미국은 다국적 군사기술위원회(MTC)를 구성해 레바논군에 추가 재정 및 장비, 훈련 등을 지원하고 레바논 재건도 돕기로 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일시 휴전안이 타결되자 국제사회는 일제히 환영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휴전 발표를 환영하며, 양국 국민이 겪어온 고통과 파괴, 폭력을 이번 합의가 종식시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헤즈볼라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레바논은 내부적 안정과 안보를 키울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반겼다.

휴전을 중재해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공동성명을 내고 “이번 합의를 완전히 이행하고 또 다른 폭력의 순환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ㆍ레바논과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 역시 “이번 합의가 레바논의 안정에 핵심적인 조치가 될 것이고, 역내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그런데 일각에선 휴전이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헤즈볼라가 합의를 위반할 경우 이스라엘이 군사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휴전안에는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가 합의 내용을 위반하면 언제든지 행동할 권리를 보유한다는 점이 명시됐다.

이와 함께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을 발표하면서 이번 합의의 3가지 이유 중 하나로 ‘군대의 휴식과 군비 준비 시간 필요’를 지목한 것을 두고 휴전 기간 탄약을 보충한 뒤 언제든 다시 군사행동을 재개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휴전안 공식 발효 직전까지 레바논을 대대적으로 공격했다. AP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전날부터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헤즈볼라와 전면전 개시 이래 가장 강도 높은 공습을 가했다. 레바논 당국에 따르면 전국에서 최소 42명이 숨졌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로 로켓, 미사일, 드론 등을 발사하며 마지막까지 반격했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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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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