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경색 전 유상증자 성공으로 실탄 확보, M&A도 물밑에서 활발히 검토
글로벌 파트너십 계약 목전, 타 바이오 기업과 달리 그룹사 소속으로 안정감
[대한경제=김호윤 기자] 최근 바이오 기업 신라젠의 주가가 안정적 상승을 이어 가고 있다. 이 같은 상승은 △유상증자 성공으로 실탄 확보 △글로벌 파트너십 계약 목전 △그룹 내 기업으로 인한 안정감 등으로 꼽힌다.
27일 신라젠 주가는 종가 기준 319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2주전인 14일 종가 기준 2440원보다 약 30% 오른 것이다.
사진: 신라젠 제공 |
흔히들 바이오 기업이 1~2일 상승하고 조정 받는 패턴과 달리 꾸준히 상승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여기에 아직 상승 모멘텀이 복수로 남아 있어 더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분석이다.
우선 현재 신라젠의 강점은 충분한 실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현금 및 현금화가 가능한 금융자산이 1340억원에 달한다. 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유망한 기술을 가진 반면 자금 수혈이 녹록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신라젠은 지난 상반기 기준으로 아직 500억원 이상의 현금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제적으로 1030억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수혈했다. 부채가 없었기 때문에 전액 모두 운영 및 투자 자금으로 조달해서 실탄을 여유 있게 확보한 셈이다.
투자은행 전문가들은 아직 자금이 있는 상황에서 상반기에 유상증자를 마무리한 것이 신의 한 수하고 평가한다. 하반기가 상반기에 비해 국내 자본 시장이 더욱 열악해졌기 때문이다. 신라젠은 이 대규모 자금과 기존 자금을 더해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했고 국내 웬만한 제약회사보다 현금을 더 많이 소유하게 됐다.
또한 지난해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물밑에서 시작한 인수합병 추진이 최근 후보군을 압축하며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신라젠 고위 관계자가 모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대상은 범 헬스케어 관련 산업이며 조건은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영업이익이 꾸준하게 나오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고 했다.
현재 시점에서 유력한 후보지에 대한 질문에 신라젠 관계자는 1개 내지 복수 기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조심스러운 입장이며 사전에 책정된 예산안에서 진행한다는 점과 꾸준하게 상장유지 조건을 채울 수 있냐는 점이 중요 포인트하고 강조한다.
글로벌 파트너십 계약도 체결을 준비 중이라고 알려졌다. 공동 연구, 대량 생산 등 각 별개의 건으로 글로벌기업과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중이고, 일부는 곧 발표가 임박했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최근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는 이유가 M&A 이슈뿐만 아니라 공시사항에 준하는 글로벌 파트너십 체결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도 한몫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공동 연구의 경우 가뜩이나 실탄이 넉넉한 신라젠의 입장에서 연구개발 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는 기회이기에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또한 신라젠이 최근 시장에 강조하는 포인트는 단독 개별 바이오기업이 아니라 그룹 내 기업이라는 점이다. 과거 문제가 있었던 경영진과 최대주주가 물러나고 지난 2021년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처남으로 알려진 서홍민 회장의 엠투엔 그룹에 편입됐다.
엠투엔 그룹은 풍부한 유동성을 자랑하는 금융사 리드코프를 포함 4개의 상장사와 여러 비상장사로 구성된 그룹체다. 국내 대다수 바이오 기업들이 지속성과 안정성에 많은 약점을 노출하고 있지만 신라젠만큼은 그룹사 내에서 보호를 받는 형국이라 상대적으로 지속성 등에 강점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라젠의 상승세 원인은 이미 회사 컨디션이 매우 좋아진 상황에서 모먼템이 살아있다는 것”이라며 “예상되는 모먼템들이 학회 연구 발표 같은 최근 들어 식상하게 평가받는 아이템들이 아니고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분야인데다, 각 예상 시기도 촘촘하게 박혀 있어 시장에서 기대받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김호윤 기자 khy2751@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