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호윤 기자]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이하 임시주총)에서 이사회 구성원 증원에 대한 정관변경이 부결되고 이사회 구성원이 3자연합(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과 형제(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측이 동수가 되면서 이사회 기능이 교착에 빠지게 됐다.
이에 따라 내달 19일 열릴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의 해임안이 결정되는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서울교통회관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 / 사진: 김호윤 기자. |
28일 서울교통회관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이하 임시주총)에서 핵심 안건인 ‘정관변경’ 부결되면서 3자연합이 경영권 재탈환이 결국 물거품이 됐다.
이날 임시주총은 한미사이언스 전체발행주식 6839만1550주, 자사주 67만7844주를 제외한 의결권 있는 주식 6771만3706주, 이 중 84.68%인 5734만864주가 임시주총에 참여했다.
안건은 △이사회 인원을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신동국 회장·임주현 부회장 2인의 이사 선임 △회사가 상정한 자본준비금 감액건이다. 1호 안건인 정관변경과 2호 안건인 이사 선임 건은 3자연합이 경영권을 재탈환하겠다는 목표로 제시했다.
임시주총에 핵심 안건인 1호의안 정관변경은 출석 의결권(5734만864주)의 57.89%인 3320만3317주 찬성됨에 따라 결국 부결됐다. 이사회 인원을 늘리는 정관 변경에는 3분의 2 이상(66.7%)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총 9명)의 5대4 구성 형제 측(임종훈 대표·임종윤 사내이사)에서 6대5 비중으로 이사진 구성을 뒤집겠다는 게 3자연합의 목적이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2호 안건인 이사 선임 건은 1호 안건의 부결에 따라 1명만 입성할 수 있게 됐다. 출석 의결권 중 57.86%인 3318만8984주가 신동국 회장의 이사 선임에 동의하며 신 회장만이 이사회에 입성했다. 이에 따라 한마사이언스 이사회는 3자연합측과 형제측 5대5로 구성되기 되면서 이사회 가능이 마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3호의안은 회사가 상정한 자본준비금 감액건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날 희비를 갈랐던 것은 소액주주들의 표심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소액주주들의 지분률을 23%가 넘는다.
지난달 주주명부 폐쇄 기준 가현문화재단·임성기재단과 친인척을 제외한 3자 연합 우호지분은 33.78%, 형제 측 우호지분은 25.62%로 알려졌다. 이 외에 가현문화재단·임성기재단 8.09%, 오너 일가 친인척 3.10% 등으로 구성됐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5.89%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26일 중립을 선언하고 임시 주총 당일 찬반 투표 비율대로 보유 지분을 나눠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이사회 인원을 늘리는 정관 변경에는 3분의 2 이상(66.7%)의 동의가 필요했지만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엇갈리면서 1호 의안은 부결된 것이다.
이번 이사회 5대5 구성으로 인해 내달 19일 예정된 한미약품 정기 주총에서 박재현 대표 해임 등을 둘러싼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28일 개최된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 참석하는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 사진: 연합뉴스 제공 |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18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외 3인의 그룹사 고위임원,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 파트너스 김남규 대표 등 총 5인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및 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으며 지난 13일에는 형제 측 인사인 한성준 코리그룹 대표가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현재 한미약품의 지분구조는 한미사이언스가 41.419%로 압도적 최대주주이며 국민연금이 9.998%로 2대 주주다. 3자연합이 보유한 지분은 9.141%에 불과하다. 5대5 구도가 되면서 양 측간 힘겨루기가 지속 되면서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에서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이번에 이사회에서는 5:5 구조 상황이 되면서 제가 조금 더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야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앞으로 있을 한미약품 임시 주총 준비 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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