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롯데면세점 나우인명동에 조성된 픽사 팝업스토어 모습./사진=롯데면세점 |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지난 28일 역대 최대 규모의 교체 인사를 단행한 롯데그룹이 이제는 ‘정리의 시간’에 돌입했다. 시작은 엔데믹 이후에도 고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면세점이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다음달 10일부로 서울 나우인명동(구 LDF하우스) 영업을 종료한다. 아직 임대 기간이 남아있지만 진행 중인 디즈니 픽사 팝업스토어가 끝나는 시점에 맞춰 닫는다.
LDF하우스는 지난해 롯데면세점이 국내 최초로 연 면세쇼룸이다.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빠진 이후 고객 체험 공간을 만들어 차별화하기 위해 도입했다.
긴축 경영에 돌입한 롯데면세점의 부실 점포 정리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일본과 베트남 등 해외에서 시내 면세점 3곳과 공항면세점 10곳을 운영하고 있다.
전날 인사에서 면세점을 포함해 롯데호텔과 월드 등 호텔롯데 대표이사가 모두 교체된 만큼 이들 계열사 중심으로 고강도 구조조정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롯데는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는 계열사별로 자산을 효율화하는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밝혔다.
면세점에 이어 호텔에서는 브랜드 중 ‘L7’과 ‘시티’ 자산을 매각하는 방법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L7과 시티는 4성급 호텔로 분류된다. 선택과 집중을 위해 5성급 호텔을 제외한 다른 호텔 브랜드의 정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 대표들이 살아남은 쇼핑도 예외는 아니다. 롯데백화점과 마트도 실적이 부진한 점포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백화점 마산점은 이미 문을 닫았고, 경쟁이 격화된 부산에서는 센텀시티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전날 롯데쇼핑은 15년 만에 7조6000억원 규모의 보유 자산을 재평가해 부채비율을 낮추겠단 계획도 밝혔다.
회사채 위기가 불거진 롯데케미칼은 저수익 자산 매각에 나선다. 여수ㆍ대산 공장은 이미 원가 절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기초화학 비중은 현재 60%에서 2030년까지 30%로 줄일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부채를 1조원 감축해 올해 말 부채 비율을 187.7%로 낮추겠단 계획이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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