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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일본산 H형강 반덤핑 제소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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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2-02 06:20:48   폰트크기 변경      

국내 시장 침체인데 ‘저가 공습’

지난달 이미 작년 수입량 넘어

수입산 중 점유율 32% 넘어

KS인증 안 받아 안전문제 우려



[대한경제=서용원 기자]현대제철이 일본산 H형강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추진한다. 지속적으로 수입산 철강재들이 국내 시장을 위협하자 행동에 나선 것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일본산 H형강에 반덤핑 제소를 하고자 내부적으로 관련 작업에 착수했다. 반덤핑 제소가 받아들여지면 국내산 가격과 덤핑 가격의 차액범위 내에서 수입품에 대해 반덤핑 과세가 부과된다.

현대제철이 이 같은 결정을 한 배경에는 국내 H형강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 저가의 일본산 H형강이 국내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현상이 꼽힌다.

한국철강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일본산 H형강 누계 수입량은 12만8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만t을 넘었다.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15만t까지 들어올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산 H형강은 △2020년 16만6000t △2021년 14만4000t △2022년 18만8000t △2023년 13만9000t으로 5년간 꾸준히 10만t 이상 수입되고 있다. 지난해 수입된 H형강 총 42만9000t 중 32%가 일본산이다.

2023년 국내 H형강 총수요량이 204만t인 것을 고려하면 일본산 H형강이 차지하는 비중은 7% 수준이지만, 올해 국내 H형강 수요량이 200만t 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국내 H형강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일본산 수입량은 점점 늘고 있어 국내 업계가 위협을 받는 상황이다. 현대제철이 H형강 주요 생산거점 중 한 곳이었던 포항 2공장 폐쇄를 결정한 것도 수입산 저가 제품이 시장을 위협하는 영향도 크다.

수입산 철강재의 약진에는 값싼 가격이 꼽힌다. 업계에서는 일본이 2020년 자국 내 H형강 초과공급분을 싼값에 한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상황에 엔저 효과까지 겹쳐 일본산 H형강이 약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H형강 생산기업인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지난달부터 H형강(소형 SS275 기준) 고시가격을 t당 118만원으로 하고 있지만, 이날 기준 국내 H형강 유통 평균가격은 t당 106만5000원으로 일본산 99만원에 비해 약 7% 비싸게 형성됐다. 수요감소와 더불어 수입산 저가 제품으로 정상가격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일본산 H형강은 KS(한국산업표준) 인증을 받지 않은 ‘비(非)KS H형강’이라는 점이다.

비KS형강 제품은 KS H형강에 비해 강도가 약하고, KS기준으로 설계한 건설현장과 맞지 않은 규격으로 구조물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비KS H형강의 인장강도와 항복강도(외부 힘을 받아 영구변형이 시작되는 강도)는 KS H형강의 9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국제강도 일본산 H형강을 경계하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제소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일본산 물량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일본산 H형강은 저가 판매로 시장을 교란하는 것을 넘어 비KS 제품인 만큼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시장 보호와 국민 안전 등을 위해 제소 절차를 밟아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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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원 기자
anton@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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