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스토어 서초에서 매니저가 방문 고객에게 ‘삼성 AI 구독 클럽’을 설명하고 있다. / 삼성전자 제공 |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삼성전자가 가전 구독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가전 구독시장이 양강 체제로 재편된다. 이미 효자사업으로 자리잡은 LG전자의 가전구독과 정면 승부를 벌이게 된 것이다.
1일 삼성전자는 전국 삼성스토어와 삼성닷컴을 통해 ‘AI 구독클럽’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비자가 월 구독료를 내고 일정 기간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서비스다. 제품 구매 시 초기 비용을 낮춰 최신 제품을 부담 없는 가격에 사용할 수 있다. TV,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등을 대상으로 하며, 90% 이상을 AI 제품으로 구성했다.
특히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활용한 차별화에 주력했다. 기기 진단 결과, 사용 패턴, 에너지 사용량 등의 정보를 담은 ‘월간 케어 리포트’를 제공하고, 카드사 청구 할인과 다양한 제휴 서비스도 마련했다.
김용훈 삼성전자 한국총괄 상무는 “앞으로 더 많은 소비자가 ‘AI 라이프’를 경험할 수 있게 구독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AI 구독클럽 출시로 ‘AI=삼성’ 공식을 완성하며 전 영역에서 ‘모두를 위한 AI’ 비전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선도자인 LG전자는 2009년 정수기 렌탈을 시작으로 구독 사업을 확대해왔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으며, 현재 가전 문의의 40%가 구독일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LG전자는 4500여명의 전문 인력을 갖춘 케어서비스 자회사를 통해 필터·소모품 교체, 내외부 토털클리닝, 제품 성능점검 등을 제공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양사 모두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맞춤형 관리 서비스로 승부수를 던졌다. 중국 업체들의 가성비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프리미엄 케어로 활로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서비스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부담 증가는 우려 요인이다. 특히 가전 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높은 구독료가 시장 침체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 침체 장기화에 직면한 가전업계에 가전 구독은 구독 경제 트렌드와 맞물려 불황을 타개할 돌파구로 부상하고 있다”며, “기존 구매 서비스와 달리 차별화된 서비스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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