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리츠ETF, 인하 발표 이후로도 10% 가까이 떨어져
유증 피로감에 배당 신뢰 떨어져…내년 이후에나 반등 예상
그래픽= 대한경제 |
[대한경제=이지윤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 10월에 이어 11월에도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리츠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자산 편입을 위한 자금조달 등의 과정에서 리츠의 이자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리츠 시장은 좀처럼 반응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리츠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에는 오히려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최초 리츠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는 지난 10월 금리인하 발표 후 이날까지 9.16%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또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와 ARIRANG K리츠Fn도 같은 기간 각각 8.88%, 10.02%씩 하락해 4620원, 6465원으로 이날 거래를 마쳤다.
전날 비상계엄 사태로 증시를 포함한 금융시장 혼란을 차치하더라도, 리츠ETF의 내림세는 하반기 내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금리인하는 리츠시장에 자금조달 비용 축소 및 배당 수익률 증가, 부동산 가치 상승 등의 효과를 가져오며 호재로 작용한다고 입을 모은다.
때문에 다수의 전문가들이 리츠 관련 상품을 금리인하 수혜주로 꼽고 매수 추천 의견을 쏟아낸 바 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리츠는 레버리지의 산물이기 때문에 부동산투자회사인 리츠의 영업 환경은 금리 방향성과 반대”라며 “국고채 금리가 추세적으로 등락할 때 상장 리츠 지수는 어김없이 금리 방향성과 반해서 오르내렸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도 금리 인하 시기에는 리츠의 업황이 개선돼 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리츠 ETF 시장은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리츠업계도 이와 관련해 당분간은 리츠주에 대한 기대감이 표출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잇달아 추진된 대규모 유상증자의 피로감과 배당 신뢰도 하락 등이 그 원인이다.
이런 가운데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국 불안과 금융시장 혼란까지 더해져 안개국면이 지속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 중에 유상증자 일정이 몰려 있어서 수급 부담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그런 여파가 남아 있다고 본다”며 “또 12월 같은 경우 일반 기업들도 밸류업에 따른 높은 배당 수익률을 제공하고 있는데 선택지가 많은 상황에서 굳이 배당 수익률 자체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리츠를 찾지 않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또 “맥쿼리 인프라 같은 경우 오랜 기간 동안 쌓아온 신뢰가 있기 때문에 유증 이후 주가가 다시 올라올 수 있었다”며 “아직 리츠는 그런 시장 신뢰도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연말까지는 박스권 움직임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이후에나 전체적으로 올라올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지윤 기자 im276@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