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비상계엄 후폭풍]韓자본시장 신뢰도 추락 우려…셀코리아 가속화되나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4-12-04 16:32:30   폰트크기 변경      
코스피 외국인투자자 4000억원 넘게 순매도…코리아디스카운트 강조 계기

가상자산 유출 가능성도 제기

정치적 불안 지속될 우려

코스피가 36.10p(1.44%) 내린 2,464.00에 장을 종료한 4일 오후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한경제=권해석ㆍ김관주 기자]지난 3일 밤 기습적인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6시간여 만에 해제됐지만, 국내 자본시장에 적지 않을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가 터져나오고 있다. 정치적 혼란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우리나라를 떠나는 투자자가 늘어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다.

외국인투자자의 이탈은 그자체로 주가 하향과 환율 인상 압력으로 작용하고, 채권금리를 높여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높일 수 있다. 특히 탄핵이나 하야 등 윤석열 대통령의 거취를 두고 정치적 불안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대외 신인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407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 25일부터 6거래일 연속 지속되던 코스피 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도세가 지난 3일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하루만에 반전된 것이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자금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거래되는 가상자산 금액은 해외 거래소보다 높은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있었지만, 비상계엄 여파로 역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어서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1억3500만원대로 해외보다 0.7% 정도 낮다.

아울러 간밤 암호화폐를 팔아치우려는 투자자가 몰리며 한때 업비트와 빗썸 등 접속이 마비되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로 자금을 옮겨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미 해외로 코인 이전은 급증한 상황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로 이전된 코인 금액(건당 100만원 이상 외부 출고)는 1년 전(19조7000억원)보다 165% 늘어난 5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의 쟁글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 중앙화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가 막혀버리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해외로 나가려는 움직임이 확대될 수 있다.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는 상장된 코인과 이들의 유동성도 풍부하기 때문”이라며 “디파이(탈중앙화금융), 덱스(탈중앙화) 거래소 등을 이용하려는 수요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비상계엄 상황이 단시간에 종료가 되면서 국내 자본시장의 기틀을 흔들 정도의 충격파는 피했다는 평가가 많다.

이날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킴엥 탄 전무는 나이스신용평가와 공동으로 진행한 세미나에서 “빠르게 상황이 종료됐다”면서 “(한국) 신용등급(장기 AA)을 당장 하향 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치적 불안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은 문제다. 당장 야당을 중심으로 대통령의 즉각적인 하야 요구와 함께 탄핵 절차에 시동을 걸고 나섰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정치적 불안이 계속되면 자본시장에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다니엘 탄 그래스호퍼자산관리(Grasshopper Asset Management) 매니저는 이날 로이터통신에 “장기적으로 이번 사건은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강조할 전망”이라며 “투자자들은 원화나 한국 주식에 대해 더 큰 위험 프리미엄(웃돈)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치적 불안정은 국가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국내 일부 대기업의 위기설이나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등으로 채권금리 인상 압력이 높아진 상황에서 정치적인 악재가 추가됐다”고 우려했다.

권해석ㆍ김관주 기자 haeseok@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증권부
권해석 기자
haeseok@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