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PB수요량 중 국내산 32.6%
나머지는 수입산… 점점 증가세
건설경기 침체로 값싼 수입산 선호
태국산 인기…가격경쟁력 등 우수
업계 “100% 수입산으로 전환되면
물량 수급ㆍ가격 결정 리스크 우려“
[대한경제=서용원 기자]국내 파티클 보드(PB, Particle Board) 생산 업체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가격경쟁력에 밀려 수입산을 찾는 시장 수요가 높아진 가운데 경기불황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PB업계에 따르면 파티클 보드는 폐목재를 잘게 부순 후 접착제 등을 섞어 압착한 합판으로, 싱크대나 마감재 등에 주로 쓰인다. 폐목재는 발전용 연료(우드필렛)로도 활용되지만, 탄소배출을 고려할 때 PB 생산이 친환경적으로 분류된다.
문제는 국내 PB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산림청 임산물수출입통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PB 수요량(184만㎥) 중 국내산은 32.6%(60만㎥)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수입산으로 채워졌다.
2021년(38.1%, 223만㎥ 중 85만㎥), 2022년(39%, 200만㎥ 중 78만㎥)에는 국내산 수요량이 그나마 40%에 근접했는데, 30%도 위협받는 상황이 됐다.
물론 전체 수요량도 감소하고 있지만, 국내산 감소폭이 더 가파른 것이다. 반면 수입산은 2021년 138만㎥, 2022년 122만㎥, 2023년 124만㎥ 등으로 지난해 오히려 증가했다.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한 전반적인 수요 감소 속에 공사비 부담을 덜기 위해 현장에서 값싼 수입산을 찾은 결과다. 특히, 태국산이 100만㎥ 이상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태국은 목잿값이 저렴하고 인건비 또한 낮아 물류비용을 감안하더라도 가격경쟁력이 뛰어나다. 여기에 품질도 국내산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요 감소로 국내산 가격은 2022년 ㎥당 30만원에서 지난해 27만원으로 떨어졌지만, 태국산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하다. 2022년 ㎥당 26만원이던 태국산 PB는 지난해부터 19만원 초반대에 팔리고 있다.
이 같은 국내산 위축 현상은 앞으로 가속할 전망이다. PB 생산 설비마저 줄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PB 생산업체는 동화기업과 성창보드 2군데뿐인데, 이 중 동화기업은 2022년 설비 1대를 철거했다. 이로써 생산 설비는 동화기업 인천공장의 1대, 성창보드 울산공장 1대 등 총 2대 남았다. 연간 생산능력은 각각 23만㎥ㆍ24만㎥로, 둘 다 합쳐도 지난해 국내산 수요량의 78.3% 정도다.
경영도 악화일로여서 성창보드의 경우 지난해 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보드업계 관계자는 “시장 논리로 본다면 국내산 PB가 도태되는 게 당연하지만, 100% 수입산으로 전환될 경우 물량수급ㆍ가격결정 등 이에 따른 리스크가 문제점으로 부각될 것”이라며, “PB 생산이 탄소중립에도 기여하는 측면을 고려해서라도 국내 PB 생산업체의 지원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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