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한동훈, 당 주도권 장악…안철수 ‘탄핵 찬성’으로 차별화
野 이재명, 유리한 고지…‘사법리스크’는 여전한 변수
8일 오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국민 공동 담화를 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
[대한경제=조성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긴급계엄과 탄핵 사태 여파로 조기 대선이 치러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차기 대권을 노리는 여야 잠룡들의 행보도 빨라졌다.
윤 대통령의 임기는 오는 2027년 5월9일까지로 아직 2년 6개월 가량 남은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됐을 경우 헌법재판소 판결과 차기 대선을 치르기까지 대략 최소 6개월 정도 소요될 것을 감안해 윤 대통령의 퇴진 시기와 방식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보다 늦추게 될 경우 야권의 공세와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질 상황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여권 잠룡들은 매우 속내가 복잡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경험했던 국민의힘은 그간 당내 중진들을 중심으로 ‘탄핵 트라우마’를 내세우며 대통령 탄핵에 반대해 왔다. 그러나 윤 대통령 임기 단축이 사실상 불가피해진 상황을 맞게 되면서 이들의 머릿속엔 차기 대선을 앞둔 복잡한 상황이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현재로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차기주자로 가장 힘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그동안 친윤계의 압박과 당정 갈등 속에 힘겹게 당을 이끌어온 한 대표는 이번 사태로 당 운영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 비상계엄 해제안 표결 당시 친한계를 중심으로 참여해 통과시킨 점 역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윤 대통령 탄핵에 사실상 찬성 입장을 밝혔다가 번복하고, 탄핵안 표결에 앞서 의원 대다수가 본회의장을 떠나며 표결에 참여조차 하지 않은 상황을 사실상 ‘묵인’한 점에 대한 비판 여론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 밖에 오세훈ㆍ나경원ㆍ안철수ㆍ윤상현ㆍ원희룡ㆍ김재섭 등이 여권 잠룡들로 거론된다. 안철수ㆍ김재섭 의원은 그동안 윤 대통령에게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온 만큼 탄핵 여파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기타 주자들은 그간 탄핵에 적극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왔던 만큼 윤 대통령 실정에 대한 비판 여론을 쉽게 이겨내기 힘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
야권 잠룡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친문(문재인)계’를 대표하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탄핵 사태에 해외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 일정을 앞당겨 지난 5일 국내로 들어왔다. 김 전 지사를 포함해 그간 대통령 탄핵 추진에 적극 나서왔던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등이 탄핵 정국에서 차기 주자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대통령 탄핵 여파 속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사법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을지가 여전히 관건으로 남았다.
조성아 기자 jsa@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