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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숨고] 건자재 유통 혁신 선도기업 '두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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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2-10 06:00:33   폰트크기 변경      
건자재도 식품처럼 온라인 구매… “월 거래규모 10억”

온라인 도매거래 서비스 ‘반장창고’

수도권은 거리 상관없이 무료배송

투명한 거래체계로 시장 신뢰 얻어

내년 ‘하우스텝’ 합병… 사업 확장


이승헌 ㈜두번째 대표 /사진: ㈜두번째 제공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식자재 유통이 디지털로 전환된 것처럼, 건자재 유통도 같은 길을 걸을 겁니다. 우리는 그 변화의 선두에 서고자 합니다”

국내 인테리어 시장은 20조원 규모이지만, 디지털 전환율은 2% 수준에 그친다. 이승헌 ㈜두번째 대표는 여행업에 종사하면서 숙소 인테리어 현장을 경험할수록 온라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2016년 일반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인테리어 자재를 주문하고 시공서비스도 받을 수 있는 ‘하우스텝’으로 출발, 2020년 건자재 온라인 도매 거래 서비스인 ‘반장창고’를 선보였다.

이 대표는 인테리어 시공 현장의 불편에 주목했다 . 인테리어 현장은 서울, 경기 등 전역에 흩어져 있어 시공반장이 현장을 옮기면 지역에서 새롭게 거래처를 찾아야 해서 번거롭다. 또, 대리점과 오랜 인맥에 기반해 거래가 이뤄지다 보니 신생 사업자나 시공반장은 가격 협상에서 불리한 게 일반적이다. 거래를 오래 유지했다고 반드시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는 것도 아니다.

반장창고를 이용하면 인테리어 시공업체나 시공반장이 여러 대리점을 돌아다니며 자재를 구매하지 않고 온라인에서 해결할 수 있다. 


경기도 광주 반장창고 물류센터. /사진: 반장창고 제공


반장창고는 경기도 광주에 60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마련하고 벽지, 바닥재, 목재, 인테리어 필름 등 6000여 종 건자재를 취급한다. 인테리어 시공업체나 시공반장이 앱이나 온라인을 통해 주문하면 현장까지 배송한다. 모든 자재는 반장창고가 직접 사들이고 관리한다. 현재 수도권에서는 거리에 상관없이 무료로 배송한다. 이른 아침부터 공사를 시작하는 현장 특성에 맞춰 새벽배송도 운영한다. 

이 대표는 “처음에는 다들 현금 거래가 대부분인 시장에서 카드결제가 가능하겠냐, 거래 조건을 투명하게 공개해서 되겠느냐는 반응이었다”며 “50대 이상 고객들도 이미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시장이 변화할 때가 됐다고 판단했고,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해서 신뢰를 얻으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투명한 거래 체계를 반장창고의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거래 규모에 따라 고객 등급을 나누고, 등급별 할인율을 공개한다. 반장창고에서 거래되는 가격을 누구나 알 수 있다. 대량으로 구매하면 ‘벌크 구매’ 할인도 적용된다. 최근에는 SNS를 활용해 시공 포트폴리오를 공유하면서 고객을 유치하는 1인 인테리어 업체도 늘었는데, 이들도 합리적인 가격에 자재를 구매할 수 있어 인기다. 시공반장들이 처리하기 복잡한 결제와 세금계산서 요청도 온라인에서 한 번에 해결 가능하다.


반장창고는 모든 주문 자재를 현장으로 직접 배송한다. 새벽배송도 운영 중이다. /사진: 반장창고 제공


반장창고는 월 주문 2000건, 월 거래액 10억원을 기록 중이다. 앞서 등장했던 온라인 건자재 유통 서비스들은 일반 대리점 매출 수준에 머물렀지만, 반장창고는 각 건자재 제조사에서 매출 상위에 오르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제조사들이 반장창고를 주요 거래처로 인정하면서 품목 확대, 가격 책정 등도 수월해졌다. 서비스 재구매율은 93.8%, 월 2회 이상 구매하는 고객도 70.5%에 달한다. 올해 9월까지 시리즈B 라운드를 거쳐 18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대표는 내년 1월 모기업인 ㈜두번째의 B2C 인테리어 서비스 ‘하우스텝’을 합병하고 반장창고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기존 반장창고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부가서비스를 확대하는 게 목표다. 인테리어 자재 선택에 필요한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제조사에서 자체 제작하는 샘플북 대신 여러 제조사 제품을 모아 재구성한 온라인 샘플북이나, 자재 품목별 인기 제품 리포트 등이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공반장 중에‘인증 파트너’형태로 구분하고 이들을 인테리어 시공업체가 찾을 수 있는 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이 대표는“합병 이후 반장창고로 회사의 자원을 결집하면 서비스의 양적, 질적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온라인 전환될 수밖에 없는 인테리어 시장에서 선도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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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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