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계풍 기자]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ㆍ삼성SDIㆍSK온)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 하락이라는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각형 배터리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로 반격에 나섰다.
9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2021년 1~10월 31.7%에서 2023년 같은 기간 20.2%로 급감했다. 반면 중국 CATL과 BYD의 합산 점유율은 같은 기간 39.7%에서 53.6%로 크게 상승했다. 중국 업체들이 자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변화의 핵심에는 각형 배터리가 있다. 알루미늄 캔에 셀을 넣어 외부 충격에 강하고 내구성이 뛰어난 각형 배터리는 전기차 화재 등 안전 이슈가 부각되면서 전기차 제조업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각형 배터리의 시장 점유율은 2022년 70.9%에서 2023년 1~10월 78.3%로 증가했다.
이에 대응해 국내 배터리 3사도 각형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각형 배터리 공급자인 삼성SDI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GM과 각형 배터리 공동 개발을 선언했다. SK온 역시 각형 배터리 개발을 마치고 중국 저장지리홀딩그룹 등 다수의 전기차 제조업체와 제품 양산을 논의 중이다.
아울러 가격 경쟁력이 필요한 보급형 전기차 시장을 겨냥해 LFP 배터리 생산도 늘리고 있다. 삼원계(NCM) 배터리 대비 30%가량 저렴한 LFP 배터리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시기에 적합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LFP에 망간을 추가한 LFMP 배터리 개발과 저온 성능 개선 등 기술적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기술력이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며 “국내 업체들의 신속한 기술 확보만이 점유율 회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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