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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에 공모시장 ‘어쩌나’…새내기주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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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2-09 14:29:58   폰트크기 변경      
이번 주 5곳 청약 개시…IPO 일정 미루는 기업도

비상계엄 사태를 둘러싼 정치적 불안정에 대한 자본시장의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이날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하락 출발했고 원·달러 환율은 8원가량 오른 1420원대 후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 사진=연합 제공

[대한경제=김관주 기자] 12월 둘째 주에 공모 청약 일정이 몰리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공모주 시장에서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상장 연기를 결정하는 기업도 속출하면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신약 개발 기업인 온코크로스와 온코닉테라퓨틱스를 시작으로 아이에스티이(반도체 장비), 듀켐바이오(방사성 의약품 진단), 쓰리에이로직스(근거리 무선통신(NFC) 팹리스) 등 5곳(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스팩) 제외)이 연달아 이번 주에 청약을 개시한다.

다만, 공모주 시장에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IPO 한파가 불어닥친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란 악재까지 꼈기 때문이다. 올해 마지막 대어로 꼽히는 방산 업체인 엠앤씨솔루션(MNC솔루션)은 최근 공모가를 희망범위(8만~9만3300원) 아래서 책정했다. 공모 물량도 20% 줄였다. 상장을 주관한 KB증권 관계자는 “최근 상장한 기업이 공모가 대비 평균 20%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과 미국 대선으로 인한 국내 증시 불안정성 우려로 공모가를 시장 친화적인 가격으로 확정했다”고 말했다.


원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하자 5조원 몸값을 자랑했던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를 포함해 씨케이솔루션(이차전지), 이노그리드(클라우드), 동방메디컬(의료기기), 미트박스글로벌(축산물 직거래 플랫폼), 오름테라퓨틱(신약 개발) 등은 상장을 철회하기도 했다.


밸류를 낮춰 증시에 데뷔해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달 새내기주 13종목은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종가가 평균 -9.6%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창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10월에 이어 11월 IPO 시장에서도 상장 당일 큰 폭의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며 “IPO 시장의 흥행 여부는 국내 주식시장의 지수 반등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상장을 앞둔 기업이 IPO 일정을 줄줄이 미루고 있다. 해제가 이뤄진 다음 날(12월4일) 모티브링크와 삼양엔씨켐도 수요예측일을 당초 이달에서 내년 1월로 연기했다. 모티브링크는 자동차용 변압기 업체, 삼양엔씨켐은 반도체 감광액(PR, 포토레지스트) 소재 회사다. 성인 교육 콘텐츠 사업을 영위 중인 데이원컴퍼니도 오는 12일까지 진행할 예정이었던 수요예측을 다음 달로 미뤘다.

이들 기업은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자 상장을 순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내년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일단 공모 일정을 미루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라며 “IPO는 시장을 많이 탄다. 수요가 받쳐주지 않는 상황이면 아무리 좋은 기업이어도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국내 증시가 당분간 약세장 흐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금융시장은 계엄 조기 해제와 정부의 적극적 유동성 공급 조치에 급진적 변동성 장세는 제어됐다”면서도 “향후 탄핵 정국 진입에 따른 불확실성 소화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김관주 기자 p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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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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