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5일 기준 118억달러 규모 사상 최대
기준금리 인하 앞두고 채권 수요증가 영향
사진 = 이미지 투데이 제공 |
[대한경제=이지윤 기자] 국장을 떠나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미국 채권투자 규모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채권 보관금액이 2년여 만에 9배나 늘어 연일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예탁원을 통한 미국 채권 보관금액은 지난 5일 기준으로 총 118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료 제공이 가능한 지난 2011년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관련 업계는 사실상 지난해부터 연일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022년 12월5일 기준, 미 채권 보관금액은 13억달러 규모에 불과했다. 단 2년 만에 9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지난해 같은 날 기준으로는 43억달러 규모였으니 1년 만에 다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미 채권투자 증가는 올해 초부터 지속돼 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통상 기준금리 인하시기는 향후 발행될 채권금리도 하락할 수밖에 없어 상대적인 수익률을 기대하는 채권투자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지난해부터 미국의 금리인하가 점쳐지고 실제 올 하반기 전격적인 빅컷(0.5%포인트 인하)이 단행되면서 국내 투자자들도 미국 채권을 대거 사들였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번달에도 미 연준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미 채권투자 열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2일(현지시간) 월러 연준 이사가 12월 추가 인하를 지지한다고 밝힌 데 이어,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와 시카고 연은 총재는 기준금리를 더 낮춰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 12월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조금 더 높아졌다”고 부연했다.
이와 더불어 시장에서는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를 비롯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이 미국 채권에 몰린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내년부터는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국내 투자자의 미 채권 투자 증가세도 다소 둔화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지윤 기자 im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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