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양도 따른 매출 감소…소비자 보호 등 과제 꼽아
![]() |
그래픽/ 대한경제 |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대한항공ㆍ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이후에도 항공산업이 경쟁 체제를 유지될 수 있도록 하고,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10일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통합항공사 출범 이후 항공산업 경쟁력 확보 및 소비자 보호 방안’ 보고서를 발간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신주 인수 계약 거래 종결일(납입일)은 오는 11일이다. 대한항공이 이날까지 아시아나항공 신주를 인수하면, 지난 4년여간 이어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위한 거래가 마무리된다.
입법조사처는 “항공운송서비스는 소비자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고 그동안 저비용항공사 확대 등 경쟁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과 역행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국내 항공시장에서의 유의미한 경쟁을 유지하고, 항공 운임의 상승이나 마일리지 사용 등에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장 큰 우려 사항은 항공산업의 경쟁력 저하 가능성이다.
주요국에서는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 승인 조건 이행으로 슬롯 양도를 내걸었는데, 해외 항공사에 슬롯을 양도할 경우엔 항공업계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영국 버진애틀랜틱에 이전하는 아시아나항공의 7개 노선의 2019년 매출은 1000억원 정도며, 중국에 반납하는 노선은 전체 중국 노선의 30%에 달하는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부문 매각 역시 인수 주체인 에어인천이 중ㆍ단거리 위주의 아시아 노선만 운항해왔다는 점에서 장거리 노선 운영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통합항공사의 슬롯이 LCC로 이전될 경우, 항공산업 내 경쟁이 촉진되고 소비자에게 더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이 방안 역시 장거리 노선 운영에 필요한 항공기 및 서비스 인프라 부족, 서비스 품질 저하 가능성, 안전ㆍ운영 효율성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 보호도 중요한 과제다. 국내 대형항공사가 대한항공 하나만 남게 돼 사실상 독점 체제가 되기 때문이다.
입법조사처는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되고 서비스 및 요금 경쟁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경쟁당국은 기업결합 심사 시 부과한 행태적 조치(운임 인상 제한 공급 좌석 수 축소 금지, 서비스 질 유지 등)의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 통합 문제도 뜨거운 감자다.
아시아나항공은 기업결합 완료 전 마일리지 소진을 유도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마일리지 사용 기회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양사 마일리지의 가치가 다르게 평가되고 있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이와 관련해 입법조사처는 “양사의 마일리지 통합 비율은 국제 선례, 가격 및 서비스 격차, 마일리지 활용 기회의 확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인 수준(예:1대 0.9)에서 결정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희용 기자 hyong@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