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한 우량주·AI 투자 대비 수익률 ‘ROAI’ 강조
11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마크 마하니(Mark S.F. Mahaney) 에버코어ISI 애널리스트가 한국투자신탁운용 개최 'ACE 빅테크·반도체 투자 세미나'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김진솔 기자 |
[대한경제=김진솔 기자] “제2의 엔비디아도 엔비디아(The next NVIDIA is NVIDIA).”
인터넷의 등장부터 27년간 미국 월가에서 테크(기술) 분야를 분석하고 있는 마크 마하니(Mark S.F. Mahaney) 에버코어ISI 애널리스트가 인공지능(AI) 시대 주목받고 있는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 엔비디아의 전망을 긍정했다.
마하니 애널리스트는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개최한 ACE 빅테크·반도체 투자 세미나에서 “재무 분석가가 회사를 살펴볼 때 가장 유용한 방법 중 하나는 회사의 가장 큰 고객과 대화하고, 그들이 제품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를 다루진 않지만, 가장 큰 네 곳의 고객(아마존·구글·메타·마이크로소프트)과 이야기를 나눈 결과 AI 투자에서 좋은 수익을 얻고 있고, 마진을 남겨 엔비디아에서 더 많은 칩을 구매하고 있다”며 “엔비디아의 성장률이 합리적으로 지속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는 한투운용이 빅테크와 반도체 전문가들을 초청해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ACE 상장지수펀드(ETF) 소개를 위해 마련됐다. ‘기술주 투자 절대 원칙’의 저자인 마하니 애널리스트와 ‘반도체 삼국지’ 저자인 권석준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 김승현 한투운용 ETF컨설팅담당 등이 참여했다.
배재규 한투운용 사장은 개회사에서 “지난 7월에 테크 쪽에 큰 변동성이 있어 굉장히 마음고생을 많이 했지만 잘 견뎌내서 좋은 수익을 얻고 있다”며 “이런 경험에서 단순히 미래에 대한 성장성만으로 투자를 하는 게 아니라 잘 유지할 수 있는, 테크에 대한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고 마크 마하니의 책을 읽어보니 너무나 이러한 상황을 잘 묘사하고 있었다”고 세미나 배경을 밝혔다.
실제로 마하니 애널리스트는 이날 강연에서 ‘이탈한 우량주’를 강조했다. 우량주의 기준은 △높은 매출성장률 △큰 시장규모 △투자자 대신 고객에 집중(배당 대신 제품 혁신) △훌륭한 경영진 4가지 조건을 갖춘 기업이며, 이탈은 시장이 상승하거나 횡보할 때 20~30% 하락한 종목을 뜻한다.
그는 “그간 투자의견이 틀린 적도 있지만 그로 인해 얻은 교훈은 이탈한 우량주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변동성은 세일(할인)의 다른 말로, 똑똑한 사람들은 세일할 때 사야 한다”고 강조했다.
AI기업 투자시에는 총자산이익률(ROA)이 아닌 AI에 대한 투자수익률(ROAI)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탈 기준에 대한 예시로는 넷플릭스를 들며, “정말 좋은 회사이지만 워낙 고가에 형성돼 이탈된 우량주라고 보진 않는다. 조정으로 인해 20% 정도 하락한다면 가장 먼저 사고 싶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두 번째 발표자인 권 교수 역시 반도체 시장에 대한 현황 분석을 토대로 개별 기업이 아닌 국가 또는 기업 클러스터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 미국 거대 테크기업들이 만든 연합체인 UA링크가 출범했고, 중국에서도 화웨이 주도로 AI 클러스터가 만들어지고 있으며, 유럽에서도 비슷한 클러스터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엔비디아 클러스터에 대응할 클러스터 기업들의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제 국가 간에 반도체나 AI 같은 첨단기술을 놓고 패권 경쟁이 이뤄질 것이므로 더 이상은 순수하게 기업들의 경쟁이 아닌 국가가 배경에 있는 복합적인 경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김 담당은 “엔비디아를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없는 건 아니지만 여전히 점유율은 압도적”이라며 “아무리 지정학적 이슈, 정치적인 이슈가 있어도 반도체는 기술이 없으면 끝이다. 아무리 싫더라도 기술이 좋으면은 기술력이 높은 기업끼리 협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김 담당은 한투운용의 반도체와 빅테크 특화 ETF인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 △ACE 미국빅테크TOP7 Plus ETF 등도 소개했다. 그는 “S&P500과 미국 배당 지수가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어떤 ETF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장기 성장(연평균 수익률)에 엄청난 차이가 난다”고 당부했다.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이 'ACE 빅테크·반도체 투자 세미나'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솔 기자 |
김진솔 기자 reals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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