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종무 기자] 전세사기 여파에 꽁꽁 얼어붙었던 오피스텔 시장이 차츰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상승을 거듭하는 아파트와 달리 비교적 소액으로 접근할 수 있어 실수요자의 관심이 높아진 데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에 임대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 수요까지 쏠리면서다. 당장 내년에도 오피스텔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 회복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1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은 1만5823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 1만3846건과 비교해 14.27% 늘며 2개 반기 연속 확대한 것이다.
오피스텔 매매 거래는 2021년 상반기 2만9292건으로 고점을 찍은 뒤 점차 감소해왔다. 특히 2022년 들어 집값 하락과 이에 따른 역전세, 전세사기 우려까지 겹치며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이런 여파로 오피스텔 매매 거래는 2022년 하반기 1만5934건으로 급감한 뒤 지난해 상반기 1만3757건까지 떨어졌다.
그러다 지난해 하반기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급상승하면서 주요 입지에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형성하며 아파트 대체재 성격이 강한 오피스텔에 내 집 마련 수요와 투자 관심이 확대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책에 따른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도 오피스텔 매입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오피스텔을 보는 수요자의 변화한 투자 심리는 청약 경쟁률로 확인할 수 있다. 급격히 시장이 냉각됐던 지난해만 봐도 전국 오피스텔 평균 청약 경쟁률은 8대 1 수준에 불과했지만, 매매 거래가 확산하기 시작한 뒤 올해(1월~지난 10월 기준)는 14.12대 1에 달했다. 부동산 호황기로 불렸던 2021년(63.17대 1)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지만 ‘바닥은 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전문가들은 당분간 오피스텔 공급이 빠르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투자 수단으로서 오피스텔에 관심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2022년 이후 꽁꽁 얼었던 오피스텔 시장이 비로소 회복세가 관측되면서 내년에도 시장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라며 “수요는 증가하는데 향후 오피스텔 공급량은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예금 이자보다 높은 임대 수익률로 투자자의 기대감이 섞이면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경쟁력 있는 신축을 선점하려는 수요가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오피스텔은 금리뿐 아니라 경기 여건 등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감가상각(시간 경과에 따른 자산 가치 감소)에 취약한 탓에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윤 수석연구원은 “오피스텔 시장이 회복세이지만 2019~2021년 과거 부동산 시장 호황기를 고려하면 회복 정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저성장, 양극화 등 선호에 따른 불확실성 요소가 남아있는 만큼 확대 해석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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