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내란으로 경제 사지에 몰리고 있다” 토로
서울 자치구, “중소기업ㆍ소상공인 지원 확대”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계엄 다음날, 해외에서 들어와야 할 약 30억원의 대금이 안 들어왔습니다.”
12일 오전 서울 성동구가 주최한 ‘성동구-성동구상공회 합동 비상경제회의’에서 나온 한 관내 수출기업인의 토로다. 이날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지난 3일 계엄 내란으로 경제가 그야말로 사지로 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 모인 관내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은 한목소리로 최근 사태로 기업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 중소기업인은 “이번 사태 직후 (해외 바이어로부터) 들어와야 할 대금 지급이 중단됐다”며 “러시아 등 전쟁을 겪고 있는 국가의 기업 수출도 문제없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인데, 그만큼 국가적 위상에도 타격이 있다는 걸 체감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인은 “기업을 상대로 행사 등을 기획하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번 일로 연말 연초 행사가 모두 전면 중단(올스톱) 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요식업계에 종사하는 한 관내 소상공인 역시 “지갑이 열리는 연말 대목 무렵에 이런 사태가 발생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큰 피해를 겪고 있다”며 “조속한 시일 내 혼란한 상황이 안정되어 얼어붙은 경기가 회복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12일 서울 성동구가 개최한 ‘성동구-성동구상공회 합동 비상경제회의’. / 사진 : 성동구 제공 |
이에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중소기업 융자지원 대출 규모 확대와 상환 기한 연장, 성동사랑상품권 조기 발행, 성동형 공공배달앱 활성화 등 소상공인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이 연말 대목을 맞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치명타를 안기자, 서울 자치구가 소상공인 피해 대응반을 가동하는 등 ‘일상 회복’을 추진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연말 성탄절 축제와 행사도 예정대로 진행하며 민생 안정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금천구도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에 따른 민생안정을 위해 ‘구정운영 안정화 전담 조직(TF)’을 지난 11일 구성했다. 상황총괄, 민생안정, 공직기강, 재난안전 등 4개의 대책반으로 편성해 지역 경제동향을 파악하고 소상공인 지원 관리 등을 강화한다.
구청들은 시민들의 일상이 흔들리지 않도록 당초 계획된 행사들을 취소하지 않고 진행한다.
서울 노원구는 겨울철 상권 활성화를 위한 특별 행사로 오는 21일 ‘경춘선 공릉숲길 크리스마스 마켓’을 개최한다.
지난해 노원 크리스마스 축제 / 사진 : 노원구 제공 |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지난 11일 조성된 ‘경춘선 공릉숲길 빛의 거리’를 비롯해 크리스마스트리, 스노볼 등 다양한 포토존이 더해져 방문객들에게 셀러는 연말 분위기를 선사할 예정”이라며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공릉숲길에서 크리스마스를 즐기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마포구도 준비한 행사를 차질없이 진행한다. 구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가족과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크리스마스엔 엄빠랑 놀자!’ 행사의 참여자를 모집한다고 12일 밝혔다. 지난 10월 ‘가을엔 엄빠랑 캠핑가자’를 주제로 첫선을 보였던 구의 가족 사랑 프로그램이 호응 속에 마무리됨에 따라 이번에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기획된 행사다.
자치구에서는 행사 취소가 오히려 일상의 혼란과 경기 위축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구청의 모든 업무는 변함없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구민의 소중한 일상이 흔들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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