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정치권의 이목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 레이스에 쏠리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등이 남아 있지만, 주자들은 윤 대통령의 파면을 기정사실로 보고 잰걸음에 나서는 모양새다.
일찌감치 유력 후보 자리를 꿰찬 것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170석을 가진 민주당내에서도 ‘일극 체제’를 구축한 이 대표는 이번 탄핵 정국을 주도하며 대세를 굳히고 있다.
이 대표는 15일 ‘대한민국 정상화’를 위한 방안으로 △국정안정협의체 구성 △외교ㆍ안보 공백 해소 △헌법재판소의 파면 절차 신속 진행 등을 제시하며 ‘국정 책임자’로서 자질 부각에 나서기도 했다.
이 대표를 견제할 당내 인사로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 이른바 ‘신(新) 3김’이 거론된다. 이들은 탄핵 정국에서 저마다 목소리를 높이며 존재감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핵심인사로 꼽혔던 인사들인 만큼 비명계에서 ‘적통’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친노’ㆍ친문’ 적자로 지목되는 김경수 전 지사는 당초 영국ㆍ독일 유학을 마치고 미국 유학을 앞두고 있었지만 12ㆍ3 비상계엄 사태가 터지자 지난 5일 전격 귀국했다. 이어 지난 12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탄핵안 통과 후에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치명적 하자’를 안고 있다며 △경거망동하지 말 것 △모든 사안을 국회와 논의 △12ㆍ3사태 실체적 진실 조속한 규명 등을 요구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김동연 지사는 윤 대통령의 체포와 탄핵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대국민 담화에 대해 “내란 수괴의 광기”라고 맹비난하는 등 현역 지방자치단체장 중 가장 적극적으로 맞서왔다. 탄핵 통과 뒤에는 “무너진 경제를 재건하는 데도 집중해야 한다. 불확실성이 제거된 만큼 결국 경제적 어려움도 이겨낼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역시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김부겸 전 총리는 야당 불모지 대구에서 탄핵 집회에 나서는 등 ‘지역주의 타파’, ‘중도ㆍ보수층 결집’ 등 자신의 상징성과 장점을 부각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정국에서 이견을 자제하고 탄핵안 가결에 집중할 것을 당부하는 등 당내 ‘어른’으로서의 모습을 부각하는 데도 집중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밖 야권 인사로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물망에 오른다. 1985년 3월생인 이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1월 말 이후, 그러니까 2월에 만약 탄핵 결과가 나오게 되면 (대선시점에 출마요건인 만 40세가 돼) 참여가 가능할 텐데 저는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또 조속한 결론을 헌재에 요청한 이재명 대표를 겨냥, “윤석열과 똑같은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헌재 심판과 함께) 본인의 선거법 재판의 신속 판결을 같이 외쳐주시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자중지란 심화 등 탄핵 후폭풍이 불가피한 여당에서는 한동훈 대표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한 대표는 탄핵 정국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으로 대권주자로서 이미지가 적지않게 훼손됐다는 평을 받는 동시에, ‘직무수행’ 의지를 표명했음에도 당 최고위원들의 집단사퇴로 지도부가 와해되며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탄핵 정국에서 당론에 반하는 소신 행보로 일관한 안철수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ㆍ홍준표 대구시장ㆍ원희룡 전 국토부장관 등 여의도 밖 인사들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안 의원은 15일 “이제 탄핵 판결은 헌법재판소에, 수사는 수사기관에 맡기고 차분히 기다리자”며 “지금은 대한민국 위기 극복을 위해 여야는 물론 온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아울러 “탄핵 국면에서 사법절차가 지연될 이유도 없다”며 역시 이재명 대표를 겨냥했다.
오 시장은 초반에는 탄핵을 반대하다가 막판에 찬성으로 선회했다. 홍 시장은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한 전 대표를 끊임없이 비판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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