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승수 기자]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자제 가격 상승과 고금리로 고통받았던 세계 건설시장이 내년도에는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인플레이션이 진정세로 돌아서면서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었고, 이로 인해 자금 조달 등이 원활해지며 세계 건설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건설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와중에 우리나라는 예상하지 못했던 비상계엄과 이후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정권교체까지 언급되며 수주 동력을 상실하고 있다.
16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2025년 경제 산업 전망’에 따르면 내년 세계 건설시장 규모는 올해 대비 7.8% 증가한 16조6000억달러에 달한다. 2030년까지는 연평균 6.4%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세계 건설 시장이 성장세인 이유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을 촉발시켰던 2021년의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올해부터 후 진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 하반기부터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세계 각 국가들이 금리인하에 나서면서 건설물량이 증가하고, 이는 곧 세계 건설시장 성장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소는 올해 우리나라 해외건설 수주를 360억달러 수준으로 전망했으며 내년도에는 우리나라 정부 목표치인 400억달러 달성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소는 원전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내년도 해외건설의 키포인트라고 짚었다. 현재로는 24조원에 달하는 체코 원전의 계약성사 여부가 해외건설 수주액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계약이 체결되면 수주액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맞으면서 해외건설 수주에도 제동이 걸렸다. 세계 건설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이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이라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해외건설 수주의 동력이 상실됐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 해외건설은 민간, 정부, 공공기관의 합작 팀인 ‘팀 코리아(Team Korea)’를 주축으로 진행해 왔다. 하지만 탄핵 정국에 정부의 힘이 빠지면서 날개 하나를 잃게 됐다.
특히 신뢰도가 생명인 해외건설에서는 대외 신인도가 중요한데, 우리나라의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최근 개최한 비상간부회의에서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 유지를 위해 국제 협력강화와 국제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해외건설시장을 놓고 세계 각국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어 팀코리아의 역할이 절실하다”면서 “해외건설 수주에 타격이 입지 않도록 재빨리 리더 공백을 없애고 재정비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수 기자 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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