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KT East 사옥 전경 /사진:KT |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민영화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정권 교체기마다 지배구조가 바뀌었던 KT가 탄핵 정국 속에서 조직재편을 진행 중이다. KT는 본사에 이어 계열사 인사까지 연내 마무리하고, 내년 1월 1일 ‘통신’부문을 떼어낸 신설 자회사를 출범시킨다. 이달 사외이사 공모접수까지 마치면, 내년 KT의 지배구조 재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16일까지 사외이사 후보 접수를 마감했다. 8명 사외이사 중 4명의 임기가 내년 정기주총일에 만료돼 후임자 선임을 위한 절차를 밟는다. 현재 KT 이사회는 사외이사 8명과 사내이사 2명(김영섭 대표, 서창석 이사)으로 구성돼 있다.
임기가 만료 예정인 사외이사는 △곽우영 전 현대자동차 차량IT개발센터장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이승훈 KCGI 글로벌부문 대표 △김용현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다.
업계 안팎에서 주목하는 것은 KT의 최대주주인 현대차그룹의 스탠스다. 올해 3월 기존 KT의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의 지분 변동으로 현대차(4.86%), 현대모비스(3.21%)의 현대차그룹(총 8.07%)이 최대주주에 올랐다.
KT 사외이사 중 현대차가 추천한 인사는 곽우영 전 부사장 이외에도 조승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다. 곽 부사장이 연임되고, 추가로 최대주주인 현대차 측 추천후보가 사외이사에 등극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김영섭 KT 대표의 임기는 2026년 3월까지로 내년 임기 마지막 해를 앞두고 있다. 이번에 선출되는 사외이사들은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들어가게 되면서 김 대표의 연임 여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단 분석이다.
현재 김영섭 대표는 통신 구조조정에 이어 자회사 사장단에 속속 신임 대표를 앉히며 진용을 꾸리고 있다. KT의 △알뜰폰 계열사 ‘KT엠모바일’의 신임 대표에는 구강본 KT 서부고객본부장 상무가 선임됐다. KT의 △미디어ㆍ콘텐츠 그룹사인 ‘KT스튜디오지니’ 신임 대표에 정근욱 영상 콘텐츠를 제작ㆍ투자ㆍ배급하는 메리크리스마스 부사장을 선임했다. △부동산 계열사 ‘KT에스테이트’ 신임 대표에는 김승환 전 건설사업관리전문서비스기업 D&O CM 대표가 임명됐다.
현재 조기 대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해 최대주주인 현대차의 스탠스를 당장 예측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의 경우 4월 KT스카이라이프 신임 대표에 친정부 인사인 최영범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선임됐고, 이어 지난해 7월 KT 대표이사 공모 당시 여권과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 다수 지원했다. 노조 측은 “경영개입 없음을 선언한 최대주주 현대차의 이사회 추천 여부 투명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KT의 인력 구조조정과 부동산 매각은 이사회의 승인하에 진행됐다. KT 관계자는 “현재 매각 여부 및 대상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종합적인 검토 후 최종 의사결정 예정”이라면서 “최근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중장기 목표달성을 위해, 비핵심 자산의 유동화를 포함한 다양한 재원 마련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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