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시ㆍ도 부단체장에 “지역 경제 살려야”
市, 750억원 규모 서울 사랑 상품권 발행
한 시장 상인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퇴근길에 식당가 걸어보니 파리만 날리고 있고. 사장님들이 한숨 쉬면서 ‘계엄’이 아니라 ‘재앙’이라고 해요. 연말 대목에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고요.”
서울 자치구의 A 공무원은 “공무원이라도 앞장서서 회식을 재개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이같이 토로했다.
연말 대목을 앞두고 터진 비상계엄과 탄핵 등의 후폭풍으로 골목 경제가 얼어붙자 민생경제를 다시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직후 우원식 국회의장도 “우 의장은 시민들을 향해 “국민 여러분의 연말이 조금 더 행복하기를 바란다. 취소했던 송년회를 재개하시기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내수 진작을 위해 송년회를 예정대로 이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고위공무원 B씨는 “지난주부터 시장님께서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해 송년회를 취소하지 말라고 당부하셨다”라며 “불가피하게 축소된 일정들도 재개해 ‘일상의 회복’과 경기 부양에 이바지하겠다”라고 말했다.
특히 서울시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 분야를 돕기 위해 총 5356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힘보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중소기업, 소상공인 지원 예산과 2조7000억원의 일자리 예산을 서둘러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또 소상공인을 위한 장기ㆍ저리 특별 자금을 신설할 계획이다. 아울러 25개 자치구의 지역 상품권 조기 발행도 준비 중이다.
3일 서울 한 음식점에 붙은 송년 예약 안내문. / 사진 : 연합 |
행정안전부도 지난 15일 오전 전국 시ㆍ도 부단체장들을 모아 “연말 송년회 모임을 취소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고기동 행안부 장관 직무대행은 이날 “예정했던 겨울 축제ㆍ행사도 취소하지 말고 진행하라”고 적극 요청했다.
이에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송년회를 재개하는 움직임도 속속 보인다. 서울시의 한 7급 공무원 C씨는 “점심으로 간단하게 하려고 했던 과 송년회를 다시 저녁 단체 회식으로 바꾼다는 예약 전화에 사장님께서 거듭 감사 인사를 건네셨다”라며 “작년에는 연말에 예약 잡기도 힘든 곳이었는데,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예약이 비었다고 토로하셨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줄줄이 취소되거나 축소됐던 송년회와 행사가 다시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생기고 있지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10명 중 5명은 비상계엄 여파로 이미 매출 급감 등 직ㆍ간접적인 피해를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
16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소상공인ㆍ자영업자 505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긴급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46.9%이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아직 피해는 없으나 향후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한 소상공인ㆍ자영업자는 46.6%로 조사됐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연말 특수를 고대하던 이들의 기대감까지 무너진 상황”이라면서 “국회와 정부, 중소기업계가 머리를 맞대어 내수경기 회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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