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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낙상의 경고음, 고관절 골절 예방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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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2-17 17:07:10   폰트크기 변경      

전상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대한경제=박흥서 기자]겨울철이 되면 낙상 사고가 급증한다. 폭설과 한파로 빙판길이 만들어지고, ‘블랙아이스’로 불리는 얇은 얼음층까지 생기며 길을 걷는 것 자체가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노인에게 치명적인 고관절 골절은 이 시기에 더욱 주의를 요구하는 질환이다. 고관절 골절은 단순히 넘어짐으로 끝나지 않고, 한 번 발생하면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할 수 있는 무서운 질병으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관절은 넓적다리뼈와 골반이 만나는 관절로, 체중을 지탱하며 걷거나 움직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관절은 체중의 1.5~3배, 때로는 10배 이상의 하중을 견뎌야 한다. 젊고 건강한 사람의 고관절은 쉽게 골절되지 않지만, 고령자나 골다공증 환자에게는 사소한 낙상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전상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특히 겨울철에는 빙판길뿐만 아니라 추운 날씨로 인해 근육이 경직되고 균형 감각이 떨어지면서 낙상 위험이 커진다”며 “물기가 있는 욕실, 침대에서의 추락, 계단에서의 실수 등 실내에서도 낙상 사고는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걷기가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통증이 생긴다. 골절된 다리가 짧아지거나 외측으로 돌아가는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며, 장기간 침상에 누워 지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폐렴, 욕창, 혈전증 등 2차 합병증이 동반되며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고관절 골절은 X선 촬영과 CT(컴퓨터단층촬영, Computed Tomography)로 대부분 진단이 가능하다. 골절 양상이 복잡한 경우 MRI(자기공명영상, Magnetic Resonance Imaging)가 추가로 활용된다. 치료 방법은 골절의 형태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골절 부위를 고정하는 내고정술이 일반적이지만, 손상 정도가 심할 경우 인공관절치환술을 시행해 관절 기능을 회복한다.

전상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수술은 골절 발생 후 24~48시간 이내에 시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고 말하며 빠른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수술을 했다고 해서 모두 예후가 좋은 것은 아니다. 고관절 골절 환자의 약 30~50%만이 이전 활동 수준으로 회복되며, 재골절 위험은 3배 이상 높아진다. 특히 여성 환자가 70%를 차지하는데, 이는 폐경 후 골밀도가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이다.

고관절 골절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노인과 골다공증 환자는 빙판길에서 낙상뿐 아니라 실내 환경에서도 넘어지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먼저 뼈 건강을 위한 균형 잡힌 식단을 한다. 칼슘이 풍부한 우유, 멸치, 두부, 김 등을 섭취하고, 비타민 D를 햇볕이나 음식, 필요하면 약물로 보충한다. 반대로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커피, 알코올, 담배는 줄이는 것이 좋다.

또 규칙적인 근력 강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걷기, 수중 운동, 자전거 타기 등 과도한 하중 없이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운동이 효과적이다. 꾸준한 운동은 근력을 유지해 낙상 위험을 낮추는 데 필수적이다.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집 안 바닥의 물기 제거, 욕실 미끄럼 방지 매트 사용, 침대 높이 조절 등을 통해 낙상 가능성을 줄인다. 겨울철 외출 시에는 미끄럼 방지 신발을 착용하고, 빙판길을 피해 천천히 걸어야 한다.

전상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겨울철 낙상과 고관절 골절은 한순간의 사고로 끝나지 않는다. 특히 고령층에게는 장기적인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예방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습관이 고관절 골절 예방의 핵심이다. 겨울철 건강을 지키기 위해 미리 대비하고 꾸준히 관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인천=박흥서 기자 chs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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