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X 사업부, 갤럭시 라인업 점검
CES 참가ㆍ가전 구독 확대 논의
19일 DS부문… 업계 시선집중
HBMㆍ파운드리 경쟁력 제고 초점
국내외 리스크 대응 방안도 모색
사진 : 연합 |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복합 위기 돌파구 마련을 위한 전략회의에 돌입했다. 반도체 부문 대표이사로 내정된 전영현 부회장이 경쟁사에 빼앗긴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 탈환을 위해 새 판을 어떻게 그릴지 주목된다.
특히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에 따른 경제ㆍ외교 공백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대응 방안 마련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사흘간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 사업 계획 구상에 머리를 맞댄다. 회의는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과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이 각각 주관한다.
첫날은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전사와 모바일경험(MX)사업부, 18일은 영상디스플레이(VD)와 생활가전(DA)사업부가 각각 회의를 연다. 19일에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회의를 한다.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국내외 임원급이 모여 사업 부문ㆍ지역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내년 사업 목표와 영업 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이재용 회장은 예년과 같이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추후에 사업 전략 등을 보고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부문별로 MX사업부는 노태문 사업부장(사장)을 중심으로 갤럭시 S25 등 내년 상반기 라인업의 판매 전략을 집중 점검한다. TV와 가전은 내년 1월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ㆍIT 전시회 ‘CES 2025’에서 선보일 신제품 등을 점검하는 데 이어 삼성 TV 플러스와 가전 구독 서비스 확대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를 찾은 이재용 회장이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 사진 : 삼성전자 제공 |
시장의 관심은 19일 전 부회장이 주재하는 DS부문에 쏠린다. 재계 안팎에서는 지난 11월 말 인사에서 DS부문 사장단이 대거 교체된 만큼 근원적 경쟁력 회복을 위한 한층 공격적인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메모리사업부는 전 부회장이 맡았고, 파운드리사업부는 한진만 사장이 수장에 올랐다. 이번 전략회의 테이블에는 HBM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력 회복방안이 올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칩인 ‘루빈’의 출시 시기를 2026년에서 6개월 빠른 내년 3분기로 앞당기면서 삼성전자는 6세대 HBM4 출시 시기를 3개월 이상 단축할 대응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애초 HBM4를 내년 4분기부터 양산에 나설 계획이었다.
내년 양산을 앞둔 2나노미터(㎚ㆍ10억분의 1m) 공정 수율의 획기적인 개선 방안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앞서 한진만 사장은 파운드리사업부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최우선 과제로 ‘2나노 공정의 빠른 램프업(ramp-upㆍ생산능력 증가)’을 제시했다. 한 사장은 이를 위해 “공정 수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할 뿐 아니라 PPA(소비전력ㆍ성능ㆍ면적) 향상을 위해 모든 노브(knobㆍ최적화 조건)를 샅샅이 찾아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ㆍ중 반도체 무역 분쟁에 따른 대응 방안도 놓칠 수 없는 과제다. 미국은 최근 첨단 반도체 장비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고, 삼성전자에는 일부 악영향이 예상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폐지를 예고한 반도체 보조금 조기 확정도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미국 정부로부터 64억달러(약 9조원)의 보조금을 받는 대가로 미국에 400억달러(약 57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탄핵소추 파장뿐 아니라 HBM 기술 경쟁력, 파운드리 수율 개선, 미ㆍ중 반도체 분쟁 등 논의 과제가 수두룩하다”며 “글로벌 복합위기에서 어떤 승부수를 띄우게 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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