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신항 전경. / 사진 : 부산항만공사 제공 |
[대한경제=김옥찬 기자] 부산항만공사(BPA, 사장 강준석)는 올해 부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년도 2315만TEU를 넘어 사상 최대 물량인 2430만TEU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5% 증가한 수치로, 글로벌 해운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부산항의 경쟁력과 효율적인 운영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성과다.
특히 올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홍해 사태 등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를 비롯한 다양한 악조건을 극복하며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번 성과는 특히 환적 화물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환적화물은 제3국 간 교역되는 화물로써, 부산항에서 배를 바꿔탄 후 목적지로 향하는, 즉 부산항을 거쳐가는 화물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수출입 화물과는 성격이 다르다.
2024년 부산항 수출입 화물은 1090만TEU로 전망되며 전년 대비 15만TEU(1.4%↑) 증가에 그쳤으나, 환적 화물은 99만TEU(8%↑) 증가한 약 1340만TEU로 예상돼 이번 기록 달성의 주요 원동력이 됐다.
이러한 성과를 가능하게 한 주요 동력은 글로벌 선사의 남미 신규 항로 4개 개설로 이어진 미주 및 일본 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화물 유치 활동이다.
BPA는 ‘CEO 주도의 발로 뛰는 마케팅’을 통해 머스크와 하파그로이드 등 글로벌 선사를 대상으로 미주향 노선 개설 시 부산항 기항의 이점을 강력히 부각시켰다.
아시아-미주 노선에 투입된 미주향 선박이 태평양 횡단 전 부산항에 기항할 경우, 아시아 어떤 항만보다 높은 수준의 소석률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부산항이 중국, 일본, 동남아를 연결하는 피더노선수 합계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미주향 대형모선은 이 피더노선을 활용해 타 항만에서 출발하는 미주향 화물을 부산항에서 최대한 많이 집화해 선박을 만재할 수 있다. 선사 입장에서는 부산항을 아시아에서의 마지막 기항지(Last Port)로 활용함으로써 선대 운영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고, 부산항 입장에서는 다량의 환적화물을 유치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아시아 지역 마지막 기항지(Last Port)로서의 경쟁 우위를 심층 분석한 정보를 선사들에게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선사들이 부산항을 전략적 환적 거점으로 선택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를 제공했다. 그 결과, 미국향 환적 화물은 전년 대비 18% 증가했으며, 캐나다향 환적 화물은 17%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부산항의 2위 환적 시장인 일본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달성했다. 부산항의 노·사·정 대표가 공동으로 일본 화주대상 부산항 이용 촉진 설명회에 참가해 부산항의 경쟁력과 운영 효율성을 알렸다. 이 결과 설명회 개최 지역인 아키타와 이시카리 환적 화물이 전년 대비 8.8%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모든 성과는 BPA의 미래 대비와 안정적 운영을 위한 지속적 노력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 올해 부산항은 신항 제7부두이자 한국 최초 완전 자동화 컨테이너 부두인 DGT 개장으로 해상 공급망 혼란에 대응할 수 있는 하역 시설을 확충했다.
또한, 세계은행(World Bank)으로부터 항만 커뮤니티 시스템(PCS : Port Community System) 우수 사례로 선정된 체인포탈을 더욱 발전시켜 부산항의 환적 프로세스를 더욱 신뢰할 수 있고 효율적으로 개선했다.
BPA 강준석 사장은 “러시아 전쟁과 홍해 사태에도 불구하고 부산항은 선제적 대응과 글로벌 선사와의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굳건히 지켜냈다”며 “트럼프 집권 2기에 따른 미·중 무역 갈등 심화와 불확실성 속에서도 인프라 확충과 항만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물류 허브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옥찬 기자 kochan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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