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종무 기자] 우리나라 중장년층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은 현재 재산을 자녀에게 증여나 상속하기보다 자신을 위해 쓰겠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중장년층 절반 이상은 노후에도 지금 사는 거주지 인근에서 계속 거주하려는 경향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알투코리아 부동산투자자문과 희림 종합건축사사무소는 최근 이러한 내용의 ‘노인 주거상품의 현황과 개발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8일 밝혔다. 보고서는 노령계층의 라이프스타일 변화 방향과 시니어주택 수요 파악을 위해 한국갤럽을 통해 서울ㆍ경기도 거주 55~79세 307명을 대상으로 1대 1 면접 방식의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73.9%는 재산을 ‘나 자신을 위해 소비’한다고 답했고 나머지는 ‘자녀에게 증여ㆍ상속’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56.7%는 노후에도 ‘지금 사는 동네’에 거주하겠다고 응답했다. ‘다른 동네’ 거주도 좋다는 응답(43.3%)도 많았다.
노인복지주택, 양로시설 등 시니어주택 수요 조사에서도 이들 시니어는 시니어주택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입지’를 꼽았다. 특히 ‘의료ㆍ생활편의시설이 많은 지역’을 애호했다. 시니어주택은 일반 아파트보다 ‘임대형으로 시니어 특화 단지’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시니어주택 거주 이유는 ‘식사 및 생활지원’ 때문이었다.
알투코리아 부동산투자자문과 희림 종합건축사사무소는 시니어주택 입지로 병원, 편의시설 등 도시 인프라를 갖춘 도심 근교 지역에 현 거주지나 자녀 거주지와 1시간 이내 거리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여기에 시니어들이 자신만의 주거 공간에서 또래와 함께할 수 있는 공동체가 있어야 하고, 식사와 각종 생활 필수 서비스뿐 아니라 고령자에 특화한 시설과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높은 질과 합리적 가격으로 서비스가 제공되기 위해서는 500가구 이상 규모를 갖춰야 운영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진 알투코리아 부동산투자자문 이사는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노인주거복지시설 공급과 운영 수준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면서도 “향후 시니어주택 공급 확대는 시대적 대세로, 도심이나 도심 근교에 필수 주거 생활을 영위하면서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시니어주택 개발에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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