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호윤 기자]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 해임과 신동국 기타상무이사(한양정밀 회장)의 해임이 결국 수포로 돌아가면서 형제(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휸 한미사이언스 대표)측의 이사회 장악이 불발됐다.

19일 한미약품은 서울교통회관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임시주총에서는 의결권 주식수(자사주 제외) 1268만 214주 가운데 약 80.6% 해당하는 1021만9107주가 참석했다.

19일 열린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에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 해임건과 신동국 기타상무이사 해임건이 부결됐다. / 사진: 김호윤 기자.

이날 안건으로는 한미사이언스가 제안한 △사내이사 박재현 해임 건 △기타비상무이사 신동국 해임 건 △사내이사 박준석 선임 건 △사내이사 장영길 선임 건이 상정됐다.

임시주총 결과, 박재현 사내이사 해임건은 찬성 53.2%(547만9070주)로 부결됐다. 사내이사 해임안건은 ‘특별결의요건’으로 출석 주주의 66.7% 이상이 동의해야 통과할 수 있다.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해임건도 찬성 53.3%(548만1320주)로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되지 못해 부결됐다. 해임 건이 통과되지 못해 박준석 사내이사 선임 건과 장영길 사내이사 선임 건으로 자동으로 폐기됐다.

이에 따라 형제(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휸 한미사이엉스 대표)측의 이사회 장악은 불발됐다. 이번 임시주총의 핵심은 이사회 구도였다. 형제 측은 4자 연합 측(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신동국 한양정밀 회장·라데팡스) 인사인 박재현 대표와 신동국 회장을 해임하는 대신 박준석 부사장과 장영길 대표를 선임해 현재 ‘4대 6’인 이사회를 ‘6대 4’로 뒤집으려 했다.

이번 해임안 부결에는 국민연금과 신동국 회장과 외국인들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은 지난 13일 형제측이 제안한 모든 주총 안건에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임 사유가 불충분하는 점을 지적했다. 국민연금은 한미약품 10.23%의 지분을 보유한 2대주주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한미약품 지분 7.72%(98만8597주)를 갖고 있으며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약 18%) 상당수가 해임 반대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은 기존 체제를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이번 임시주주총회 결과가 한미약품에게 좋은 방향으로 결론이 지어졌다”면서 “앞으로 이번 임시주총 결과를 통해 한미약품이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해나가는지 고민하는데 전력 투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시주총이 끝난 후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이번 결과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임 대표는 “주주분들의 결정을 존중하며 한미약품을 포함해 그룹의 미래를 함께 걱정하는 의견과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겠다”면서 “다만 매우 아쉬운 결과이나 해임요건에 해당하는 여러 가지 사실과 상황들이 시간이 갈수록 더욱 구체화 될 것이다.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면 주주들의 판단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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