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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아시아 태평양 오피스 시장은 바닥을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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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2-29 16:18:00   폰트크기 변경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향후 역내)의 오피스 투자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여전히 좋지 않다. 핵심 오피스 가격이 너무 높아 현 금리 수준으로는 매수가 부담된다. 주요 매수자인 글로벌 펀드도 서구의 오피스 침체로 선호도가 낮아졌다. 역내 오피스의 공통적 문제는 어려운 경제 상황과 지속적인 불확실성으로 임대 수요가 약하다는 것이다(인도의 강세를 제외하면). 그러나 올 3분기에 오피스 거래가 19% 증가하면서 8분기 연속 하락세가 반전되었다. 이는 금리 인하 전망으로 바닥에 도달했고, 이제는 서서히 개선될 수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ULI).

올해 역내 오피스 임대료 성장률(CBRE 예측)을 보면, 서울이 6.9%로 가장 높고, 뭄바이 5.3%, 방갈로 4.0%, 도쿄 3.7%, 멜번 3.0%, 싱가포르 2.5%, 시드니 2.4% 순이다. 역신장한 곳은 베이징이 -10.8%, 홍콩 -6.0%, 상하이 -5.2% 등이다. 올 상반기 CBD 오피스 수익률(MSCI)을 보면, 개략 시드니가 6.1%, 서울 3.8%, 도쿄와 싱가포르 3.4% 등을 기록하고 있다.

도쿄는 A등급 오피스가 약 4%로 공실률이 낮지만, 핵심 오피스 시장은 여전히 거래가 드물다. 투자수익률은 3% 정도가 많고, 국내 기관의 전유물이 되고 있다. 글로벌 펀드 대부분은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리모델링에 초점을 둔다.

싱가포르는 오피스 공실이 거의 없고 높은 가격 대비 임대료가 낮아, 펀더멘털 변화가 없어 지루해 보인다. 출구전략도 별로여서, 대신 지분매입이나 부가가치를 노리는 리모델링이 늘고 있다. 오피스 지속가능성에 관심이 높지만, 환경 투자 후 매수자 찾기가 어려워 투자에 한계가 있다.

홍콩은 역내 최고 금리(현재는 하락세), 최저 임대료, 입주 수요 약세, 막대한 신규 공급, 지정학적 문제 등으로 외국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는 역풍을 겪고 있다. 자산 가치가 크게 내려가 심지어는 40~50% 하락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은행은 자산 가치 하락과 관계없이 기관 소유주와 협력하고 있어, 매각 압박은 심하지 않고, 부실자산 거래도 빈번하지 않다.

상하이는 수요 약세와 공급 과잉 상황이다. 핵심 자산 대부분이 국유기업이나 소수의 외국계가 소유하고 있다. 자산 가치와 임대료 하락이 우려되어 출구가 불확실하다. 은행 역시 대출금 손해를 보면서 매각을 원하지 않고 있다. 입지가 좋은 오피스는 자체 사용을 하거나 층별 지분 매각으로 거래된다.

서울은 오피스 입주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올해 3분기 A급 오피스 공실률은 2.7%다(CBRE). CBD는 2.2%, 강남권 1.8%, 여의도권 4.8%다. 2022년에만 20%에 가까운 오피스 임대료 성장률이 있었지만, 그 이후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둔화하고 있다. 물량도 부족하고, 신규 공급도 당분간 없어 공실률은 낮게 유지되고 있다. 투자수익률은 4%대 초반이 이어지고 있다. CBD의 공평 15, 16지구 오피스가 내후년 오픈 전까지 프라임급 공급은 없다.

역내 오피스의 고급화 선호 트렌드가 계속되고 있다. 기업들이 직원 확보를 위해 더 나은 근무환경을 선택하면서, 편익 시설이 부족한 대형 오피스보다는, 작으면서 편리하며 재택근무 직원들의 니즈를 반영한 하이브리드 건물을 선호한다. 호주와 도쿄에서는 이러한 업그레이드 대상 빌딩을 찾는 구매자가 늘고 있다. 아무래도 대중교통이나 CBD 시설과 멀리 위치한 오래된 오피스는 힘들어지고 있다.

빈 오피스 공간이 주택, 신산업(생명공학, IT 등) 등으로 전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새로운 용도와 더 높은 사용 목적을 위해 개조 혹은 재건축되는 것이다. 더 높은 임대료를 낼 수 있는 용도의 건물이 늘면서, CBD 모습도 달라져 가고 있다. 전통적인 A급 사무실보다는 탄력적 사용 공간이 더 선호되면서, 건물 리모델링이나 신축 시에 설계 단계부터 다양한 용도를 수용하는 개념이 늘고 있다. 전철역 인근 지역은 아예 주차장을 없애거나 축소하여 탄력적 용도 공간을 더 공급하는 도시도 늘고 있다. 우리도 이러한 추세를 채택할 필요가 있다.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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