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는 다시면 회진리 잠애산성 발굴조사를 통해 후삼국시기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토목공사 흔적과 건물지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사진 : 나주시 제공) |
[대한경제 호남취재본부=신종기 기자]전남 나주시 다시면에 위치한 ‘잠애산성’에서 후삼국시기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토목공사 흔적과 건물지가 발견됐다.
후삼국시대 나주를 중심으로 벌어졌던 왕건과 견훤의 서남해 해상권 쟁탈전, 당시 호족과의 관계 실마리를 풀어줄 중요한 역사 유적으로 학계 기대를 모은다.
19일 나주시에 따르면 잠애산성은 다시면 회진리에 위치한 복암리고분(사적 제404호)과 정촌고분 배후에 위치한 산성(山城)이다.
시는 2024년 국가유산청 역사문화권 중요 발굴 유적 조사 일환으로 지난 7개월 간 조사기관인 (재)새론문화유산연구원과 잠애산성 발굴조사를 추진해왔다.
조사 결과 산성 내 동쪽 평탄지역에서 나말여초(신라 말기에서 고려 초기) 시기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10동 이상 건물지와 대규모 토목공사의 흔적인 축대 등이 다수 확인됐다.
고려 건국 이전 왕건과 후백제 국왕 견훤은 서남해 일대 해상권 확보를 위해 주요 거점인 나주를 중심으로 치열한 각축을 펼치며 나주지역을 번갈아 점령했다.
이러한 정세 가운데 영산강과 인접한 잠애산성에 대규모 토목공사와 건물지가 수차례 개축됐으며 이는 역동적인 정치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잠애산성 조사지역에서는 ‘개경원대장표명’(開慶院大匠瞟明), ‘관’(官)자명 등 다양한 명문 기와가 출토되기도 해 해당 건물지가 관청 용도로 사용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명문 기와는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에서 발굴·조사한 잠애산성 인근 복암리 유적 10차 발굴조사지에서도 출토된 바 있어 두 유적 간 관계 규명 등을 위한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해보인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나주는 고려의 후삼국 통일의 구심점 역할을 한 지역으로 잠애산성 대규모 건물지 출토를 통해 당시 통일 경쟁 상황을 규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지속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2천년 나주 역사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새로운 페이지를 완성해가겠다”고 말했다.
신종기 기자 1pure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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