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응 시 체포영장 청구 가능성도… 변호인단 구성이 변수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12ㆍ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이번 내란 사태의 ‘우두머리’로 지목된 윤석열 대통령에게 20일 다시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탄핵이든 수사든 당당히 맞서겠다’고 예고했던 윤 대통령이 사실상 ‘버티기 전략’에 들어간 상황에서 이번 소환 통보에는 응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4일 오후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대국민담화에 나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제공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윤 대통령에게 2차 출석요구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공수처 차정현 부장검사 명의로 작성된 출석요구서에는 “오는 25일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공수처로 출석해 조사받으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대통령인 윤 대통령의 경호 문제 등을 감안해 평일보다 청사 출입 인원이 적은 공휴일인 성탄절로 조사 날짜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출석요구서에도 1차 출석요구서와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수괴)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의 피의자’라는 사실이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출석요구서는 윤 대통령 관저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실, 부속실 등 3곳에 특급 우편과 전자 공문으로 보내졌다. 1차 출석요구서를 보낼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인편을 통한 전달은 시도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공조본은 지난 16일 윤 대통령에게 인편과 우편을 통해 “18일 오전 10시 공수처 청사로 출석하라”고 통보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인편을 통한 출석요구서는 대통령 비서실과 경호처가 소관 업무인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수령을 거부했고, 우편도 ‘수취 거부’나 ‘수취인 불명’으로 전달되지 못했다. 윤 대통령 측은 출석 연기를 요청하거나 경호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연락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공수처로 일원화된 상태다.

검찰은 앞서 지난 18일 공수처와 협의한 결과 공수처의 사건 이첩 요청에 응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 수사를 놓고 벌어졌던 수사기관들의 ‘중복 수사’ 논란은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

다만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기소권은 없는 만큼 수사를 마친 뒤 다시 사건을 검찰에 넘겨야 한다. 공수처는 판ㆍ검사와 경무관급 이상 경찰에 대해서만 기소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계속 출석요구서 수령을 피하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2차 소환에도 응하지 않으면 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통상 수사기관은 피의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3차례가량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수순을 밟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아직까지 변호인단 구성을 마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 측이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변호인단 구성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경우 당장 체포영장을 청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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