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근우 기자] 새해 첫달 제조업 경기와 고용 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울 전망이다. 탄핵 정국 여파가 직ㆍ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22일 산업연구원(KIET)의 산업경기 전문가 서베이조사(PSI) 결과에 따르면 내년 1월 제조업 업황은 내수, 수출, 생산수준, 투자액, 채산성 모두 85 미만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PSI는 100(전월 대비 변화 없음)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전월보다 업황이 개선됐다는 의견이 많다는 것을, 0에 근접할수록 업황이 악화했다는 의견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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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제조업 산업 경기 전망. /표:산업연구원 제공 |
이번 조사는 지난 9~3일 133명을 대상으로 185개 업종에 대한 PSI로 12ㆍ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실시돼 정치적 불확실성이 반영된게 특징이다. 탄핵 정국이 올해 12월 현황과 내년 1월 전망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일단 국내 제조업의 올해 12월 제조업 업황 현황 PSI는 81로 작년 7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100)를 크게 하회했다. 연중 최저치로 바닥을 찍었고 전월과 비교하면 낙폭(-19p)이 확대됐다. 내수(80)ㆍ생산(85) 모두 100을 하회했고, 수출(87)은 작년 2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를 밑돌았다.
문제는 내년 1월에도 상황이 암울하다는 것이다. 제조업 업황 전망이 PSI 기준치 밑으로 큰 폭 하락(96→75)했다. 전월대비 5개월 연속 하락세(-21p)다. 내수(74)ㆍ수출(76)은 3개월 연속 동반 하락세고, 생산(81)은 2개월 연속 두자릿수 내리막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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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국내 제조업의 세부 업종별 업황 전망. /표:산업연구원 제공 |
세부 업종별 업황 전망 PSI는 조선(100)만 기준치에 걸쳤고 나머지는 미달했다. 사실상 모든 업종이 부진한 셈이다. 그나마 디스플레이가 93으로 전월보다 20p 상승했고, 가전(75)은 보합세였다. 이외에 반도체, 휴대폰, 자동차, 기계, 화학, 철강, 섬유, 바이오ㆍ헬스 등 다수 업종에서 뒷걸음질쳤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조선은 친환경 선박 전환 추세가 지속되는 점은 긍정적이나, 우리 업체의 선박 수주 잔고가 감소하는 것은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 디스플레이의 경우 업황이 나아지겠지만, 수요 약화 및 가동률 하락을 불안 요소로 꼽았다.
한편 노동연구원은 최근 탄핵 정국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내년 1~2월의 고용 상황은 취업자가 감소세로 돌아서거나, 증가폭이 크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만약 탄핵 정국이 장기간 전개된다면 기업경영에 중대한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고, 그 중 대규모 투자유치와 관련된 사안이 있다면 이 역시 고용성과에 악재라고도 덧붙였다.
노동연구원 측은 “철강, 유화, 이차전지 등 산업경기 악화로 구조조정이 발생하고 대외신인도까지 추락한다면 내년 고용증가는 10만명 수준을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아울러 고용의 질 악화가 동반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외에도 “연말ㆍ연초 자영업 경기의 경우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탄핵 정국이 고용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게 노동연구원의 결론이다. 정치적 프로세스가 명확해지고 정부 정책이 시스템에 의해 작동한다면 전반적인 고용사정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도 “이전에 2016년 탄핵, 1980년 계엄 사례를 봐도 일자리 변화와의 관계성은 확인된 바 없다”면서 “정치적 이슈보다는 금융위기나 수출ㆍ내수 경제 등과 연관성이 있다”고 했다.
이근우 기자 gw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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