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ㆍDDP등 6곳 ‘윈터페스타’도 열려
서울광장 내년 2월까지 ‘천원’스케이트장 개장
여의도ㆍ뚝섬ㆍ잠원 등 한강공원 눈썰매장도
‘2024 서울빛초롱축제’ 청계천 일대 모습 / 사진 : 서울시 제공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잃어버린 12월’이다. 비상계엄 사태부터 탄핵정국까지, 광장에는 캐럴보다 집회용 음악이 된 K팝과 민중가요가 흘러나왔고, 시민들의 손엔 응원봉과 ‘MZ스러운’ 이색문구가 담긴 깃발, 그리고 태극기가 들렸다.
그러나 빛이 어둠을 몰아내듯 불안한 시국 속에서도 거리의 크리스마스트리와 장식들은 시민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는 다가왔고, 서울 곳곳에서 우리의 마음을 밝힐 다양한 축제와 장소들이 준비되어 있다. 민주주의가 무너지지 않듯이 우리의 일상도 흔들리지 말자. 설레는 마음으로 크리스마스를 맞이해보자.
개막식은 조용히…200개의 등의 행진, ‘2024 서울빛초롱축제’
서울시 대표 캐릭터 해치 등으로 꾸며진 ‘2024 서울빛초롱축제’의 청계천 모습. / 사진 : 서울시 제공 |
지난 13일, 빛으로 물든 청계천을 따라 걸으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2024 서울빛초롱축제’가 점등식을 생략한 채 조용히 시작했다. 내년 1월 12일까지 31일간 청계천 청계광장부터 삼일교 구간에서 열린다.
올해 16주년을 맞은 이 축제는 ‘소울 랜턴 : 서울, 빛을 놀이하다’라는 주제로 관람객 체험형 전시와 전문 작가 코너를 병행해 진행된다.
이번에는 청계천 일대를 4가지 테마로 나눴다.
1구역(청계광장~광통교) ‘빛의 연희’에서는 조선시대 유일한 이동식 거대 무대인 높이 8m ‘산대희’(山臺戱)와 왕의 행차인 ‘가교행렬’(駕轎行列) 등이 관람 포인트다.
2구역(광통교~광교) ‘빛으로 일상 탈출’에서는 ‘서울달’, ‘남산타워’, ‘DDP’ 등 서울의 랜드마크를 ‘부루마블 게임’으로 조성한 ‘서울빛마블’ 등이 자리한다. 또 청계천 40m 구간을 실제 유영하는 것처럼 구현한 고래 미디어아트도 설치된다.
3구역(광교~장통교) ‘일상의 희락’에서는 일상에서 자연과 놀거나, 혼례, 급제 등 큰 즐거움이 가득했던 순간을 한지 등과 LED 아트의 빛으로 선보인다. 15m 높이 ‘공중 전시’여서 관광객들이 청계천 멀리서도 관람이 가능하다.
4구역(장통교~삼일교) ‘빛의 서울 산책’에서는 서울 대표 캐릭터인 해치와 친구들과 카카오프렌즈, 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17’의 상징 작품 등이 전시된다.
청계천 광교갤러리에는 ‘빛초롱 놀이터’가 들어선다. 이곳에선 크리스마스와 새해에 어울리는 D.I.Y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크리스마스 LED 장식 만들기, 눈사람 모루와 산타할아버지 무드등 만들기가 준비되어 있다.
광화문 광장 ‘산타 마을’부터 오징어게임 ‘영희’까지
‘2024 서울윈터페스타’가 열리고 있는 서울 광화문광장 / 사진 : 서울시 제공 |
해가 저물어도 서울의 겨울밤을 반짝이게 물들일 또 다른 빛축제, ‘2024 서울윈터페스타’는 오는 13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광화문·청계천·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ㆍ디디피) 등 도심 6곳에서 열린다. 서울윈터페스타는 그동안 분산됐던 겨울 행사를 한데 묶은 것으로 올해로 두 번째다.
서울윈터페스타는 지난해 해외관광객 등 약 740만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일상을 지켜 내고 위기를 맞은 관광업계가 다시금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행사는 ‘서울에서 펼쳐지는 마음의 빛, 소울 프리즘(SOUL PRISM)’을 주제로 시민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 등 관람객 중심으로 구성한다.
광화문을 캔버스로 활용한 대형 미디어파사드. / 사진 : 서울시 제공 |
초대형 미디어파사드도 등장한다. 다비드 하르토노(이탈리아), 다비드 위고노(프랑스) 등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작가들이 광화문 전체를 캔버스로 활용한다. 광화문 위에 작품이 수놓아질 동안 관람객들은 철제 간이 펜스를 사이에 두고 안내원의 지시에 따라 도로에서 관람한다.
같은 기간 광화문광장에는 산타마을 콘셉트의 ‘크리스마스 광화문 마켓’이 조성된다. 높이 14m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중심으로 가족이 함께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수공예품과 시즌 소품을 판매하는 50여개의 소상공인 판매 부스를 포함하고 있는 ‘크리스마스 빌리지’와 ‘산타 마을’을 누빌 수 있다.
산타마을 컨셉의 ‘크리스마스 광화문 마켓’. / 사진 : 서울시 제공 |
시는 윈터페스타 기간 동안 K콘텐츠의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넷플릭스와 협업한 ‘오징어게임 시즌2’의 특별전시도 준비했다. 드라마에 나왔던 ‘영희’가 7m 크기로 제작돼 포토존으로 마련됐다.
크리스마스에 즐기는 스케이트ㆍ눈썰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 사진 : 서울시 제공 |
서울 곳곳에선 겨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체험공간도 문을 열었다. 서울광장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천원’ 스케이트장이 문을 열었다.
시는 지난 20일부터 내년 2월 9일까지 52일간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을 운영한다. 스케이트장은 일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토요일과 공휴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문을 연다.
이용료는 입장료와 스케이트 대여료를 포함해 단돈 1000원이다. 2004년 첫 개장 이래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외국인 전용 서울관광 자유이용권 ‘디스커버서울패스” 제휴 시설에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을 새롭게 포함했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을 즐기고 있는 시민들. / 사진 : 서울시 제공 |
스케이트장 옆 서울광장 상설무대에는 ‘이스포츠 홍보관’도 마련된다. 이곳에서 외국인 관광객은 직접 브이알(VR)을 통해 야구와 테니스 종목 등을 경험하는 등 버추얼(가상) 스포츠 체험존도 이용할 수 있다.
다양한 먹거리도 준비돼 있다. 2023년 서울상징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광화문 커피'로 아이디어상을 수상한 ‘커피붕붕 커피볶는집’이 입점해 드립커피를 비롯해 다양한 커피를 시민들과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선보인다.
따뜻한 날씨로 4일 개장이 연기된 한강 ‘눈썰매장’은 오는 24일부터 문을 연다.
여의도ㆍ뚝섬ㆍ잠원 한강공원 3곳에서는 한강 눈썰매장이 개장한다. 시에 따르면 눈썰매장은 당초 20일 개장 예정이었지만, 최근 기온과 습도가 높아 제설(除雪) 작업이 50% 정도만 진행돼 4일 늦춰졌다.
올해 눈썰매장은 내년 2월16일까지 휴무 없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초미세먼지(PM2.5) 등 대기 오염이 심하면 잠시 중단할 수 있다. 특히 뚝섬한강공원의 한강이야기전시관(자벌레)에선 ‘크리스마스 특별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조명과 장식을 만들어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밀 수 있고, 소원카드 제작 체험도 무료로 가능하다.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눈썰매장도 많다. 성북구 석관동 우이천 다목적 광장과 길음1동 7단지 앞에는 ‘겨울 썰매장’이 개장했다. 70m에 이르는 대형 슬로프(언덕) 썰매를 탈 수 있다.
성동구는 지난 21일부터 50일간 행당동에 ‘성동 무지개 눈썰매장’을 운영한다. 노원구는 26일부터 내년 1월26일까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내 종합운동장에 ‘노원 눈썰매장’을 선보인다.
지난해 성동 무지개 눈썰매장 모습. / 사진 : 성동구 제공 |
노원구민과 서울과기대 학생ㆍ직원, 36개월 미만 아동의 경우 무료이고 타지역 주민은 2000원이다.
한편, 시는 크리스마스와 제야의 종 타종, 해맞이 등 각종 연말연시 행사로 인파 밀집이 예상되는 10개 지역에 대한 안전대책을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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