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이음 균열은 콘크리트의 재료적 특성에 따라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하자라고 보기 어렵다. 다만, 법원은 층이음 균열이 콘크리트의 수직 이어치기 부분[이른바 ‘시공이음(Construction joint)’]에 발생한 균열로 고층아파트를 시공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미세한 균열의 틈으로 물과 공기가 스며들어가는 경우 아파트의 구조ㆍ기능ㆍ안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고, 설령 위와 같은 현상으로 나타나는 하자가 없다 하더라도 최소한 미관상 하자는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음을 이유로 층이음 균열을 하자로 인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층이음 균열에 대하여 ‘2016년 서울중앙지법 건설감정실무지침’은 균열폭에 대한 구분 없이 충전식 공법을 적용하여 하자보수비를 산정하도록 하였다. 이후 감정인들은 적절한 보수공법에 대한 고민 없이 기계적으로 모든 층이음 균열에 대하여 충전식 공법을 적용하여 보수비용을 산정하고, 법원도 그에 따라 판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서울고법과 광주고법 등에서는 방수키가 시공되어 있고, 누수 등 하자가 존재하지 않는 폭 0.3㎜ 미만 층이음 균열의 경우 표면처리공법이 적정한 보수방법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폭 0.3㎜ 미만 층이음 균열에 대하여 표면처리공법 적용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파취조사를 통해 방수키가 시공되어 있다는 사실과 중성화 시험을 통해 방수키 안쪽 부분까지 중성화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파취조사의 경우 외벽 균열이 존재하는 부분을 대상으로 삼는 것이 일반적인데, 파취한 샘플에서 확인되는 중성화가 균열에 따른 결과인지, 시간의 경과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문제가 존재한다.

최근 서울고법은 외벽 균열이 존재하지 않는 부분까지 파취조사의 대상으로 삼아 감정을 진행한 결과 방수키가 시공되어 있고, 외벽 균열이 존재하는 부분과 외벽 균열이 존재하지 않는 부분 모두 일정하게 동일한 깊이까지 중성화가 진행되었음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콘크리트 벽체의 중성화가 하자에 의한 결과가 아닌 시간의 경과에 따른 자연적인 변화임이 입증되었다는 이유로 폭 0.3㎜ 미만 층이음 균열에 대하여 표면처리공법 적용을 인정했다.

구체적으로 서울고법은 ①감정인이 아파트 외벽의 층간 이음부에 물막시스템(층간 방수 조인트 장치)이 시공되어 우수의 유입이나 습기의 침투 등을 방지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점 ②층간 균열은 구조체의 내구력 저하로 인한 기능상ㆍ안전상 지장 및 구조체 외벽의 미관상 지장을 초래하는 중요한 하자로 분류되나, 그 형태ㆍ결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적합한 보수 방법을 선정하여야 하는 점 ③감정인이 항소심에서 △층이음부 0.3㎜ 미만 균열이 있는 부분 △외벽 0.3㎜ 미만 균열이 있는 부분 △외벽 균열이 없는 부분 등에 대하여 중성화 시험을 실시하였고, ‘외벽의 균열 여부와는 상관없이 외벽으로부터 약 3㎝ 부위까지 중성화가 진행된 것이 확인되었으나, 이와 같은 결과는 아파트의 사용승인일로부터 약 9년이 도과한 시점에 중성화 시험을 실시하여 시간의 경과에 따라 일정하게 중성화가 진행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제시한 점 등을 이유로 이 사건 아파트 내ㆍ외벽에 발생한 균열 폭 0.3㎜ 미만 층간 균열의 경우 표면처리공법이 적정한 보수방법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위 판결은 과거 방수키가 시공되어 있고, 누수 등 하자가 존재하지 않는 폭 0.3㎜ 미만 층이음 균열의 경우 표면처리공법이 적정한 보수방법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판결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층이음 균열이 쟁점이 된 많은 판결이 여전히 2016년 서울중앙지법 건설감정실무지침에 따라 무비판적으로 균열폭과 무관하게 충전식 공법을 적용한 하자보수비를 인정하고 있는 현실에서 콘크리트의 중성화가 균열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시간의 경과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임을 입증하는 방법으로 긍정적인 판결을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판결이라 사료된다.

민혁준 변호사(법무법인 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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