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근우 기자] 내년 경제정책방향의 한 축을 차지하는 세제 개편안도 불확실성에 갇혔다.
밸류업 세제, 상속세 감세 등이 탄핵 정국의 직격탄을 맞아 사실상 물건너가면서 혼란이 가중된 것인데, 세제 개편안을 둘러싼 혼란은 애꿎은 시장과 납세자의 몫으로 남겨졌다.
22일 국회 등에 따르면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추진한 이른바 ‘밸류업’ 세제 지원안이 잇따라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대표적인 밸류업 세제는 배당·자사주 소각 등 주주에 환원한 금액의 5%를 초과하는 증가분에 세액공제를 해주는 주주환원 촉진 세제인데, 국회에서 가로막혔다.
주주환원을 확대한 상장기업에서 받은 현금배당의 일부를 저율로 분리과세할 수 있도록 한 배당소득 과세특례도 국회에서 발목이 잡혔고, 밸류업 노력을 한 중견기업에 대해 매출 규모와 무관하게 모두 가업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한 법안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최대주주 보유주식을 20% 할증 평가해 상속·증여재산을 평가하는 안을 폐지하려던 계획도 백지가 됐고, 상속·증여세 최고 세율 인하, 자녀 공제 확대, 신규 설비투자에 세금을 깎아주는 임시투자 세액공제 1년 연장안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정부가 본격 드라이브를 걸고 나선 세제 개편이 줄줄이 좌초되면서 시장의 혼란이 불가피한 게 현실이다.
특히,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 등 상속세 감세는 추진 동력이 이미 상실됐다. 내년에 밑그림이 드러나는 유산취득세 개편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장 감세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올해 세법 개정안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재산세와 통합을 전제로 폐지가 검토됐던 종합부동산세도 탄핵 정국으로 인해 불투명한 상황이다.
밸류업 정책에 따른 국내 개미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가뜩이나 지지부진한 증시에 힘이 빠진 데다, 세제 개편까지 무산되면서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심지어 임시투자세액공제 1년 연장을 믿고 신규 설비를 투자했다가 낭패를 본 일부 기업은 내년에 다시 투자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조세 불확실성이 탄핵 정국과 맞물리면서 시장과 납세자들의 혼란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근우 기자 gw89@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