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고가 1466.0원…금융위기 직후 2009년 3월 이후 최고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60원을 돌파하며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55.2원으로 출발한 뒤 주간거래 종가(15시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8.4원 오른 1464.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09년 3월13일(1483.5원)이후 최고 수준이다.
환율은 이날 오전 10시 20분 경에는 장중 1465.5원에 거래됐고 장 마감 직전인 오후 3시20분 경에는 1466.0원까지 치솟았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16일(1488.0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 숫자다.
환율이 벌써 5거래일째 1450원대를 웃도는 것도 지난 2009년 3월 11~17일 이후 처음이다.
현재의 고환율은 대내외적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결과다. 국내에서는 탄핵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대외적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4회에서 2회로 조정하면서 달러가 전 세계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고환율은 한국 경제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환율이 높아지면 수입물가가 오르는 만큼 국내 소비자물가에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실제로 지난달 우리나라 수입물가는 2개월 연속 상승했고, 11월 국내 공급 물가지수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1450원대를 유지하며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달러 강세 부담과 수입업체 결제 등 달러 실수요 매수세에 1450원대 후반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면서도 “수출업체 월말 네고와 외환 당국의 미세조정 경계감은 환율 상승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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