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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을 찾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과 자원봉사에 나선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취임했다. 한동훈 전 대표가 사퇴한 지 보름 만이다. 당 통합ㆍ쇄신 등의 과제를 떠안은 권 비대위원장은 첫 공식 일정으로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가 발생한 전남 무안국제공항을 찾았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부터 온라인으로 전국위원회를 열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임명안’을 의결했다. 안건 표결은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전국위원 787명 중 546명이 참여해 486명(89.01%)이 찬성했다. 전국위원회에서 안건이 가결됨에 따라 권 의원은 이날 오후부터 비대위원장으로 정식 취임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취임하자마자 곧바로 전남 무안국제공항을 찾아 여객기 참사 유가족을 위로하는 것으로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서면 취임사에서 “여야정 국정협의체를 조속히 다시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며 “정치를 복원하는 것이 지금 국회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 국민들은 물론이고 국제사회까지 대한민국 정치를 걱정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정중히 요청드린다. 입법 폭거를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은 지금 하루하루가 너무 힘드신데 우리 당, 우리 국회, 우리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 너무나 송구스럽다”며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불안과 걱정을 끼쳐 드린 점,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해서도 “여객기 추락 사고로 안타깝게 돌아가신 분들께 마음 깊이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의힘은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여 신속한 사고 수습과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권영세 비대위 체제의 당직 윤곽도 드러났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임이자 △최형두 △최보윤 △김용태 의원 등이 비상대책위원으로 내정됐다고 밝혔다.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주진우 법률자문위원회 위원장은 각각 유임됐다. 당의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에는 이양수 의원이 내정됐다. 전략기획부총장에는 조정훈 의원, 조직부총장에는 김재섭 의원이 각각 내정됐다. 수석대변인에는 신동욱 의원,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에는 강명구 의원이 내정됐다.
권 비대위원장에겐 당장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수습과 함께 12.3 비상계엄, 윤 대통령 탄핵소추로 혼란에 빠진 당을 수습하고 쇄신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에다 최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야당의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1월1일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미루거나 ‘쌍특검법(내란 특검법ㆍ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또다시 탄핵카드를 꺼낼 수 있다. 탄핵 탈출구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또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과정에서 드러난 친윤계와 친한계 간 갈등도 봉합해야 한다. 현재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성 여부 등을 두고 갈등이 극심한 상태다. 자칫하면 여당이 갈라질 수 있는 상황 속에서 권 위원장이 당 분열을 막고 화합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조기 대선을 대비한 전략 마련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소추안을 인용할 경우 60일 이내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 차기 대권 주자들에 대한 교통정리 역할은 물론, 당의 쇄신과 국민 신뢰 회복도 시급하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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