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MRO 수요 확대 대응 및 친환경 선박 R&D 추진
철강ㆍ자동차 무역이슈 및 석유화학 위기 극복에 총력
[대한경제=이근우 기자] 대한민국은 새해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글로벌 산업 생태계 중추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업계 현안과 구조개선 과제를 상시 파악하고, 이를 정책수단과 연계해 기업의 초격차 확보를 뒷받침한다는 복안이다.
2일 정부에 따르면 수출 통관 기준 올해 수출 증가율은 1.5%로 예상했다. 이는 작년 8.2% 오른데 비해 성장세가 6.7%포인트(p)나 둔화한 것이다.
정부는 글로벌 경쟁 심화에 대응해 반도체, 이차전지(배터리), 조선, 철강, 자동차, 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별 맞춤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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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경쟁력 강화 지원 프로세스. /표:기재부 제공 |
△반도체, 재정ㆍ세제ㆍ금융 지원사격
정부는 반도체특별법 제정을 지원하고, 기반시설과 연구개발(R&D) 등에 대한 추가 재정ㆍ세제 지원방안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용인ㆍ평택 반도체 클러스터 송전선로 지중화 비용(1조8000억원) 중 기업부담분에 대해 국가에서 절반 이상을 맡고, 현행 500억원인 특화단지 인프라 지원한도를 높일 계획이다. 반도체 기업에 대한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율도 5%p 상향한다.
최저 2%대 국고채 금리 수준으로 산업은행 저리 대출 4조2500억원을 지원하는 등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과 함께 올해 14조원 이상의 정책금융을 투입한다.
△배터리, 내재화 기반 조성
정부는 공급망 안정화 기금, 국제협력 등을 활용해 배터리 소재ㆍ광물의 내재화 및 다변화 기반을 조성할 방침이다. 차세대 배터리 개발, 신시장 진출 등에 따른 기업 자금수요 대응을 위한 정책금융 공급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내 전력ㆍ용수 등 핵심 기반시설에 대한 252억원의 국비 지원을 지속한다.
△조선, MRO 수요 대응 및 친환경 전환
정부는 미국 등에서 군함ㆍ상선분야 유지ㆍ보수ㆍ정비(MRO) 수요가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스마트야드 기술 공유를 위한 한미 협력 패키지를 1분기 내 마련하기로 했다. 수주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보가 보증료 최대 20% 감면을, 수은이 우대금리(최대 -1.2%p)를 제공한다.
친환경 선박 화물창, 무탄소 추진선박 등 핵심기술 R&D 지원뿐 아니라 오는 2028년까지 950억원 규모의 암모니아 벙커링선 기자재 실증을 추진한다. 상반기 내 핵심부품 국산화 등 ‘조선산업 소부장 강화방안’도 내놓는다.
△철강, 무역장벽ㆍ불공정행위 대비
정부는 추가적인 철강 수출규제 발생시 민관협의체를 가동해 시나리오별 전략을 수립하기로 했다. 반덤핑 조사, 원산지 모니터링 강화 등 불공정 무역행위에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각오다.
아울러 저탄소 철강시장 재편에 따라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실증기술개발사업(2026~2030년 8850억원)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고부가 특수강 개발을 위한 신규 R&D 프로젝트도 기획한다.
△자동차, 수출 다변화 및 기술경쟁력 강화
정부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편관세 부과, 수출규제 강화 등 무역환경이 급변할 것으로 보고 민관 합동 대응반을 운영해 전략을 짠다. 대(對)아세안ㆍ중동 등 수출 다변화를 비롯해 현지생산ㆍ판매처 확보에 주력한다.
또 후발국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범부처 자율주행 기술로드맵을 상반기에 수립할 예정이다. 산은ㆍ기은ㆍ신보 정책금융은 올해 미래차에 5조원, 부품산업 전환에 8조원을 들인다.
△석유화학, 사업재편 활성화
정부는 공급과잉, 범용품 중심 수출 의존 등 석유화학업계에 전례없는 위기 상황이 들이닥칠 것으로 보고 민관 합동 석화산업 협의체를 상설화하고 사업재편, 친환경ㆍ고부가 전환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업계 자율로 산업재편 방향에 대한 컨설팅 용역을 추진하고 그 결과에 따라 추가 지원방안을 상반기에 발표하기로 했다. 기업활력법에 따른 사업재편 심사기간도 최대 120일에서 90일로 단축한다.
정부가 지난달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제공 |
김재훈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여태까지 해왔던 것처럼 조선, 철강 등 전통 제조업 업종별로 경쟁력 강화 방안을 계속 마련하도록 하겠다”며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해서는 인공지능(AI), 바이오, 양자 등 3대 게임체인저에 대한 혁신 전략을 수립하겠다. 서비스산업 역시 내수를 넘어 수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근우 기자 gw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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