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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왼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 연합ㆍ고려아연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고려아연과 영풍이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정면 충돌했다. 공방의 핵심은 환경ㆍ안전ㆍ배당 정책으로, 임시주총 표 대결의 전초전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고려아연은 3일 보도자료를 내고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1997년 이후 사망자 15명을 포함한 재해 사고가 다수 발생했다”며 영풍의 안전관리 실태를 문제 삼았다.
이에 영풍은 즉각 반박자료를 내고 “15명 중 2건은 고객사 탱크로리 차량의 교통사고이며, 지난해 8월 발생한 하청업체 근로자 사망 사고는 부검 결과 심장관상동맥경화로 판명돼 경찰 단계에서 종결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고려아연이야말로 2020년 고용노동부의 ‘하청노동자 사망사고 비중 높은 원청 사업자’ 명단 상위권에 포함됐다”고 맞받아쳤다.
환경 문제를 두고는 첨예하게 대립했다. 고려아연은 영풍이 최근 환경부로부터 58일 조업정지 처분을 받은 점을 집중 부각했다. 폐수 무단 배출 등 환경 법규 위반이 이유다. 공장 가동률도 50%대(2024년 3분기)로 추락했다. 고려아연은 이런 영풍의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을 제기하며 “환경과 안전 문제를 외면한 채 당장의 수익화와 고배당에만 집중할 경우 온산제련소가 제2의 영풍 석포제련소로 전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은 친환경 저탄소 경영과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며 “신재생에너지와 수소,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사업 등 ‘트로이카 드라이브’전략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영풍은 “최근 5년간 오염토양 정화, 지하수 정화, 폐수 무방류 시스템 구축 등 환경개선에 약 5000억원을 투자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2021년 세계 제련소 최초로 도입한 폐수 무방류 시스템은 여러 기업의 벤치마킹 대상”이라며 “석포제련소 주변 수질이 고려아연 온산제련소가 위치한 온산국가산업단지보다 훨씬 양호하다”고 주장했다.
배당정책도 쟁점이다. 고려아연은 영풍이 배당금 증액을 요구했다고 주장한 반면, 영풍은 “고려아연이 제50기 정기주총에서 주당 배당금을 5000원 삭감하려 한 것에 반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오는 23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신규 이사 선임 및 집행위원제 도입을 위한 안건을 상정했다. 고려아연은 “투기적 자본이 단기 수익을 추구할 경우 국가기간산업의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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