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결정한 포항 2공장 재가동 검토
노조 요구에 형강제품 강제 생산 전망
실적 급감 예상 속 경영부담만 가중
임금단체협상도 지속적 합의 노력
[대한경제=서용원 기자] 건설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은 현대제철의 경영부담이 커지고 있다. 연초부터 ‘노조 리스크’를 앓으면서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해 폐쇄를 결정한 포항 2공장을 일부 재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압연 생산은 예정대로 중단하면서 H형강을 비롯한 형강제품만 생산하고, 기존 4조 2교대 생산체제에서 2조 2교대로 축소 운영하는 형태다.
포항 2공장은 연간 H형강 60만t, 나머지 형강류 20만t, 압연 70만t 등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곳으로 인천공장과 함께 현대제철의 주요 형강생산거점으로 꼽힌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해 11월 포항 2공장 폐쇄를 결정하고 대형 창고 등으로 활용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H형강 판매량이 감소하고 저가의 수입산 철강재 유입으로 압연 매출까지 줄어들자 더 이상 운영이 무의미해졌다고 판단했다.
이번 포항 2공장 일부 재가동 검토는 노조의 강력한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공장 폐쇄 결정 후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지회 및 금속노조 포항지회 등은 강하게 반발했다.
근로자 입장에선 반길 일이지만, 회사 경영 측면으로 볼 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해 실적 급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폐쇄 결정한 공장의 재가동은 단기적으로 득보다는 실이 클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은 2023년 7983억원 규모에서 2024년 3180억원(39.8%) 규모로 급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포항 2공장은 포항 1공장과 4㎞ 이상 떨어져 있고 설비 또한 낡아 수년 전부터 운영효율이 좋지 않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 상황도 좋지 못하다. 2023년 204만t을 기록한 국내 H형강 수요량은 지난해 170만t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도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점쳐진다.
수입산의 공세로 가격 역시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H형강 도매 유통가격(소형 SS275 기준)은 t당 104만원으로, 2021년 5월(101만원) 이후 3년 7개월만에 최저치다.
이와 함께 지난해 10월 시작된 임금단체협상이 해를 넘겨 지속되는 것도 회사로선 부담이다.
현대제철 노조는 강성으로 분류된다. 2021년 인천ㆍ당진ㆍ포항공장에서 48시간 전체 파업을 했고, 2022년에는 당진제철소 사장실을 140여일 점거하기도 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포항 2공장 일부 재가동은)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통한 해법을 찾은 것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잘 풀어가리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입단협과 관련해서는 “이달초 새 임원진들과 노조 간 협상이 진행될 예정으로 지속적으로 합의점을 찾아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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