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백경민 기자] 한국도로공사가 올해 5조4395억원 규모의 건설공사 발주를 예고한 가운데, 고속도로 신설ㆍ확장공사에 대한 시공실적 기준이 대폭 완화된다.

9일 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내부 PQ(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기준과 종합심사낙찰제(이하 종심제) 심사세부기준을 개정해 추정가격 300억원 이상 고속도로 신설ㆍ확장공사에 대한 시공실적 기준을 완화했다.

입찰공고일 기준 최근 10년 간 동일 또는 유사 시공실적 적용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할 경우 20년 이내의 범위에서 준공된 시공실적을 기준으로 심사할 수 있도록 두는 것을 골자로 한다.

PQ 심사는 기술적 공사이행능력부문 등을 들여다보는 절차로, △시공경험 △기술능력 △시공평가결과 △안전관리 △지역업체참여도 및 신인도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한다. 이 중 이번에 완화된 시공실적 기준은 시공경험분야에 적용되는 항목이다. 종심제 방식의 공사수행능력 심사 시 시공실적을 평가할 때도 마찬가지다.

도로공사는 아울러 공사적격심사 세부기준도 개정해 시공실적을 평가할 때 신설업체 우대 기준을 기존 3년 미만에서 5년 미만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정부의 국가계약제도 개선에 따른 후속 조치로, 기업부담 완화를 통한 건설경기 활성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시공실적 심사 시 실적 인정기간 유연화의 취지로 개정된 계약예규에 따라 입찰방식별 내부 심사기준을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그간 도로공사의 발주물량이 부진했던 영향이란 해석도 나온다.

실제 올해 발주 예정인 도로공사의 주요 건설공사는 상당수 지난해부터 물망에 올랐다. 부산신항-김해간 고속도로 건설공사(제1~3공구)와 세종-청주간 고속도로 건설공사(제1~4공구)와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공사(제1~3공구) 등이 대표적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고속도로는 1km 구간에 300m 터널과 300m 교량이 있으면, 나머지 400m만 고속도로 실적으로 적용된다”며 “그간 도로공사 발주가 많지 않았던 데다, 이런 부분들까지 고려했을 때 10년을 기준으로 하면 고속도로 준공 실적이 거의 다 끝나가서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많아진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경민 기자 w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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