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바이오매스 발전사업 올스톱
기존설비도 중장기 수익성 악화 불가피
바이오매스 발전소 건설부지 전경./ 사진:DL이앤씨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바이오매스 발전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가 조정되면서 목질계 사업장들은 직격타를 맞았다. 아직 발전사업 허가를 받지 않은 신규 프로젝트는 사업 추진 자체가 멈췄고, 기존 발전설비 또한 중장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졌다.
12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REC 가중치 조정 발표 이후 목질계 바이오매스 신규 사업 검토는 사실상 중단됐다. 특히,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라 대체 전원을 검토하던 발전공기업들은 신규 바이오매스 사업에서 손을 떼는 분위기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REC 가중치 조정은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신재생발전원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결정으로 해석된다”라며, “4∼5년 전만 해도 석탄 대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적은 바이오매스 발전을 장려하는 분위기였는데, 이제는 산림훼손이나 탄소 배출 등이 더 부각되고 있다. 굳이 바이오매스 발전을 추진할 필요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미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사업자는 상황이 더 난감해졌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설비 투자가 진행된 상황에서 REC 가중치가 단계적으로 낮아지면 중장기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광양그린에너지가 추진하고 있는 광양바이오매스 발전사업이 대표적이다. 약 6820억원을 투입해 설비용량 220㎿ 규모로 건설 중인 광양바이오매스 사업은 단일 발전소 기준 국내 최대 규모로 추진 중이다. 2022년 착공에 들어가 올해 말 준공 예정인데, REC 가중치 조정으로 중장기 수익성에 타격을 입게 됐다. 광양그린에너지 관계자는 “가중치 조정 폭은 연간 0.01 정도로, 당장 사업성이 크게 악화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M&A(인수합병) 거래가 무산되는 사례도 나왔다. SGC에너지는 지난해 10월 자회사인 SGC그린파워를 사모펀드 그랜우드PE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지만, REC 가중치가 조정되면서 지난달 계약이 철회됐다. 100㎿ 규모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하는 SGC그린파워의 매각 금액은 3222억원에 달했다. 양측은 주식매매계약(SPA)에 중대한 정책 변화 시 거래를 중단할 수 있게 했는데, 정부 발표로 최종 무산된 것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광해광업공단 등 공기업 중심으로 추진하던 바이오매스 사업도 최근 무산됐다. 특수목적법인 ‘힘이되는나무’를 설립해 총사업비 470억원 규모의 발전사업 추진했으나 작년 말부터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한 관계자는 “REC 가중치 조정 발표 전부터 목재펠릿 수급과 수익성 문제 등으로 사업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라며, “매각을 추진했으나 여의치 않아 현재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사업은 기본설계 정도만 진행돼 공정률 0% 상태였고, 금전적 손해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부 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는 한 목질계 바이오매스 사업은 앞으로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른 발전업계 관계자는 “수입산 목재펠릿을 억제하고, 국내산 미이용 목재 산업을 육성하려는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기존 발전설비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신규 설비 투자까지 차단되면 목재펠릿에 대한 전체적인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국산 산업 전체가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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