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월급 비교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전문 기술직에 의사 3년차 레지던트 9만5000원이었고 비슷한 연차의 약사 9만4500원, 간호사 7만5000원, 연구원 10만5000원, 프로그래머 10만5000원, 교수 13만 원(연구비 제외)이었다. 이 때부터 90년대 중반까지 의대보다 공대가 학력고사나 수능점수가 높았다. 즉, 기술 개발이나 기술 인력에 대한 수요가 많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요즘에 어떤가? 모두 의대를 지망하고, 의대에서 반수하여 더 높은 의대로 가려고 한다.
장기 저성장에 접어든 지 7년째이다. 제대로 경제성장 2%를 넘거나 두 해 평균 2%를 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단기적으로는 경제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아야 한다. 성장 측면에서 인구는 줄어들고 있고, 자본증가율은 정체된 상황에서 이제 필요한 것은 기술진보이다. 기술 진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술 인력이 기술 개발을 해야 기술 진보가 일어난다. 지금의 상황은 어떠한가?
먼저 기술 인력에 대해 대우하지 않는다. 단편적이 예로 국내 기술 인력이 해외로 몇 만 명씩 빠지고 이들은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오지 않는다. 언론에서는 해외 대학에 있는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쓰고 있지만, 그 기술은 해외대학 소유이다. 또한 원래 해외에서 있었던 기술 인력도 우리나라로 돌아오지 않는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연봉이 작다. 예를 들어 대학의 조교수 연봉은 4만 달러 정도이고, 미국 등에서는 10만 달러가 기본이다. 또한 연봉으로 모기지를 통해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국내는 서울이나 경기도에 100만 달러에 달하는 데 비해 미국에서는 주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그보다 훨씬 싸다. 굳이 우리나라로 돌아올 이유가 없다.
대학이 교육만을 위한 곳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연구가 주이고, 원천기술 등의 기술개발이 주이다. 미국의 대학등록금은 주마다 차이가 있겠으나 4만 달러~9만 달러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등록금은 국가장학금을 제외하더라도 연간 8천 달러보다 작다. 국가장학금을 합치면 5천 달러 내외가 될 수도 있다. 요즘에 국내 사립초등학교도 월에 200만 원씩 드는 세상이다.
2009년부터 국공립대학은 정부가 지원하고, 교수도 공무원이기 때문에 물가상승률만큼 교수연봉도 증가한다. 약 16년 동안 100% 넘게 증가했다. 서두에서도 언급했듯이 사립대학의 연봉증가율은 등록금에 묶여 16년 동안 0%인 곳이 수두룩하다.
대학은 이미 학령인구도 줄어 입학생수도 줄였다. 기술 개발 및 기술 인력을 키우는 대학교의 등록금을 높일 필요가 있다. 각 사립대학들은 이미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기술 개발 인력들도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등록금 외에도 다양한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 일단 등록금을 인상하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일부를 대학으로 돌리는 방안이다. 현재 인구감소로 초중고의 학생은 연간 30만 명이 넘지 않는다. 초중고에 재정이 남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대학으로 일부 넘길 필요가 있다.
기술 개발을 해야 하는데, 기술 개발 인력이 없다면 우리나라의 장기 저성장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인적자본으로 인해 성장이 가능하였다고 보는 연구들이 많다. 최대한 인적자본으로 성장한 국가에서 기술 개발 인력이 유출되지 않게 하려면 대학에 투자하여야 하고, 인적자본과 기술 진보가 발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교수(한지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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