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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의 월세화 가속도…사기ㆍ공급난에 오피스텔 ‘뜀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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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1-22 10:23:15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서울 오피스텔 월세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전세 사기 여파로 월세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 데다 대출 규제까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세 시장 공급난도 가중하면서 설 연휴 이후 본격적인 봄 이사철 성수기를 앞두고 ‘전세 대란’도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발표한 ‘2024년 4분기 오피스텔 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 지역 오피스텔 월세가는 전분기 대비 0.35% 상승했다. 전분기(0.49%)보다 오름세가 낮아지기는 했지만 월별로 살펴보면 12개월째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까지 서울 오피스텔 월셋값은 0.15% 오르며 12개월째 상향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정주 여건이 양호한 역세권 오피스텔에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뿐 아니라 전세 사기 문제가 컸던 인천(0.98%)과 경기(0.49%) 지역 월셋값도 급등하면서 수도권은 0.51% 상승했다. 지방은 0.02% 하락했지만 수도권 등이 오르면서 전국도 0.4% 올랐다.

반면 이 기간 전국 오피스텔 전셋값은 0.25% 떨어졌다. 서울(0.07%→0.02%) 상승 폭이 축소한 가운데 인천(-0.14%), 경기(-0.28%)가 하락하면서 수도권은 0.13% 뒷걸음질했다. 지방은 0.68%나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월세 상승 주요 원인으로 전세 사기 이후 나타난 ‘전세의 월세화’ 현상 심화와 공급 부족 문제를 꼽는다. 실제로 서울 오피스텔 가격이 내려간 배경에 대학생과 직장인 등 1인 가구 수요가 계속됐지만 전세 기피 현상 영향이 반영됐다는 게 부동산원의 설명이다.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에 대한 전세 비선호 현상에 전세 물건을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도 잇따르면서, 전세 공급 감소에 따른 월세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올해는 금융당국이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100%에서 90%로 낮추는 등 전세대출 문턱도 더욱 높아질 전망이어서 월세 전환 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일부에선 전세 공급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전세 물량의 월세 전환으로 설 연휴 이후 봄 이사철 전세 품귀 현상까지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통상 월셋값이 오르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진 전세로 수요가 이동하는데, 현재 전ㆍ월세 모두 공급 대비 수요가 많은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KB부동산에 의하면 지난해 12월 전국 전세수급지수는 126.1로 집계됐다. 2023년 8월(107.1) 이후 1년 넘게 기준치(100)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이 지수가 기준치를 넘으면 ‘공급 부족’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전세의 월세화 가속화로 오피스텔 수익률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ㆍ수도권ㆍ서울 오피스텔 수익률은 지난해 12월 기준 각각 5.45%, 5.35%, 4.9%로 2020년부터 최근 5년 새 가장 높은 숫자다. 오피스텔 수익률은 매매가격에서 임차보증금을 뺀 순투자금액에 대한 연간 임대료 수입의 비율을 말한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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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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