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리면 채권가격 상승…투자 적기
채권 ETF도 대안…수수료, 세금은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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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권해석 기자]#.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40대 직장인 A씨는 지난해 처음으로 채권에 투자했다. 금리 인하 시기가 채권 투자의 적기라는 이야기를 듣고서다. 이 중 금융채 일부가 최근 만기가 도래하면서 이자에 원금까지 돌려받았다. A씨는 “채권 평가액이 중간에 오르기도 했지만, 중도 매매가 쉽지 않아 만기까지 보유하게 됐다”고 말했다.
채권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개인투자자 채권 순매수액은 42조3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등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내려면서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채권 투자 수익은 기본적으로 확정된 이자지만, 금리 여건에 따라 채권 가격이 바뀌기 때문에 매매 시기를 조절하면 시세 차익도 얻을 수 있다.
◇어떤 채권에 투자할까
채권은 발행 주체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채권은 만기가 되면 원금까지 돌려받을 수 있지만 은행 예금처럼 예금자보호가 적용되지는 않는다. 발행 주체가 부도가 나면 원금을 손해 볼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은 채권은 국채가 꼽힌다. 한국전력 등 정부가 채무상환을 사실상 보장하는 공공기관 특수채도 국채에 버금가는 안전한 채권이다. 일반 회사가 발행하는 회사채는 국채보다는 부도 위험이 높다.
대신 원금 손실을 볼 위험이 높은 채권일수록 수익률은 좋다. 많은 이자를 주기 때문이다. 원금 손실 위험도는 신용평가로 가늠해 볼 수 있다. 신용등급은 최우량인 AAA부터 투자부적격인 D까지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BBB급 이상을 투자대상으로 추천한다.
◇금리 따라 시세 차익 가능
물론 채권을 만기 때까지 보유할 필요는 없다. 중도에 매각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이 금리다. 발행된 채권 금리는 고정돼 있지만, 채권가격은 다르다.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내리고, 금리가 내리면 오른다.
연 10% 이자를 주는 1년 만기 채권을 1000만원에 샀다고 가정하면 1년 뒤에는 원금과 이자로 1100만원을 받게 된다. 만약 시장금리가 20%로 올랐다면 기존에 금리 10% 채권은 상대적으로 가치가 내려가게 돼 가격이 하락한다. 반대로 금리가 5%로 떨어진다면 금리 10% 채권의 가치는 높아지면서 가격이 상승한다.
채권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싼 값에 채권을 살 수 있는 기회라는 의미지만, 금리가 계속 오를 것 같으면 채권 가격이 더 떨어진다는 의미여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채권투자를 할 때는 액면가나 표면금리보다는 채권의 실제 가격인 매매단가, 이자수익과 시세차익을 합친 매매수익률을 봐야 한다.
액면가 1000만원짜리 채권 가격이 올라 1100만원에 사더라도 만기 때 돌려받는 금액은 1000만원이다. 반대로 900만원으로 내린 가격에 사면 만기 때는 액면가인 1000만원으로 상환을 받기 때문이다. 액면가보다 높은 가격에 매매단가가 책정돼 있다면 매매수익률을 떨어지게 되고, 반대면 높아지게 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시장금리 하락이 예상될 때를 채권투자 적기로 본다.
올해 들어 채권 금리는 다소 오름세다. 지난 2일 2.507%던 국채 3년 금리는 지난 15일에는 2.675%로 올라갔다. 같은 기간 무보증 회사채 3년물(AA-) 금리도 3.197%에서 3.315%로 상승했다. 최근 미국 국채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어 국내 시장금리도 영향을 받고 있다.
다만, 채권금리 인상이 장기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나 한국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중도 매매 어렵고, ETF 수수료 부담
개인투자자 대부분이 채권 거래를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장내 채권보다는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장외 채권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채권을 되팔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자칫 장기채권에 자금이 묶일 수 있으니, 채권의 만기일과 생각한 투자 기간이 같은지 여부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직접 채권에 투자하기가 부담스럽다면 ETF(상장지수펀드)도 좋은 대안이다. 채권 ETF는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로 보면 된다. 주식처럼 편하게 사고 팔면서 채권에 투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대신에 만기매칭형 채권 ETF 외에 채권 관련 ETF는 만기가 없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자산운용사에게 운용보수(수수료)를 지불해야 하고, 배당소득세를 낼 수 있다는 점도 ETF의 단점이다.
권해석 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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