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백경민 기자] 현대건설이 지난해 1조2000억을 웃도는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1년 3800억원 수준의 적자를 낸 이후 23년 만이다.
22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1조2209억원으로, 전년(7854억원) 대비 적자 전환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당기순이익도 736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같은 실적은 고환율 및 원자잿값 상승 기조에 더해,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 일부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일시적 비용을 반영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현대엔지니어링의 영업손실분은 1조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 일부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일시적 비용에 기인한 것으로, 프로세스를 재점검하고 공정 관리를 강화해 수익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이 천문학적인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설 연휴 전후로 실적 발표를 앞둔 주요 건설사들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드는 것 아니냔 전망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지난 2021년 785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뒤 이듬해 5749억원으로 주춤했으나, 2023년 7535억원으로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대체로 지난 2021년 이후 주요 건설사의 경영실적이 우하향 곡선을 그리는 추세지만, 현대건설 만큼은 견고한 흐름을 유지한 셈이다.
증권사 실적 전망(컨센서스)을 보더라도 주요 건설사들의 전망치는 먹구름이 잔뜩 드리운 분위기다. 일부 건설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대내외 여건이 워낙 좋지 않다 보니, 현재로서는 적자를 면하면 다행일 정도”라며 “올해도 주요 화두는 ‘불확실성’인데, 당분간 이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경민 기자 wiss@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