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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금 묶이고, 민원 폭주…'차세대 나라장터'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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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1-24 08:03:59   폰트크기 변경      
조달청, 지난 6일 개통...오류 속출

계약정보 호환 안돼...데이터 누락
공공공사 입찰 정상 집행 불가능
연계된 '하도급 지킴이' 인증도 차질
업계 "하나부터 열까지 되는 게 없다"
조달청 "3월 정식개통 전 안정화할 것"


차세대 나라장터 이용문의 게시판에 올라온 건설공사 기성 실적 증명이 막힌 현황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조달청이 10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차세대 나라장터’가 설 명절 전 대금 지급부터 실적 등록, 입찰공고 등 각 분야에서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개통 보름 만에 이용자 게시판에 올라온 불만과 문의는 무려 6만6700건을 돌파했고, 조달청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업무 차질을 호소하는 원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급한 대로 기존 버전을 열어달라는 민원이 빗발치는 상황이다.

23일 오후 3시 기준 차세대 나라장터 이용문의 게시판에 하루 동안 올라온 불편을 호소하는 글은 1100여건에 달한다. 당장 설 명절 전 처리해야 할 업무가 산더미인데, 인증 오류 및 데이터 호환 실패로 기업은 물론 수요기관까지 망연자실한 상태다. 콜센터에 문의해도 대기 시간만 2∼3시간, 게시판에 당장 조치를 요구하는 글을 올려도 조치는 감감 무소식이다.

A사의 나라장터 담당 실무자는 “조달청은 이용이 불편하면 유튜브에 올린 매뉴얼을 확인하라고 안내하는데, 불편한 수준이 아니라 처리가 아예 안 되고 있다”며, “하나부터 열까지 되는 게 없는데 조달청은 뭐가 안 되느냐고 되레 물어보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호소했다.

조달청 내부에서도 문제는 인지하고 있다.

당장 PQ(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에 제출하는 실적 데이터가 차세대 플랫폼으로 이관되는 과정에서 누락돼 시설사업국은 주요 공공공사 입찰을 정상적으로 집행하지 못하는 상태다. 개통 이후 1월 한달간 300억원 이상 시설공사의 개찰 일정을 잡지 못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B사 관계자는 “시설사업국에서 2주 전 건설사들에 실적 이관이 제대로 됐는지 파악해달라는 비공식 요청을 해왔다”며 “뭐가 누락됐는지 파악하려면 기존 나라장터를 봐야 하는데 구 버전은 닫아 놓고 확인 요청하니 전부 수작업으로 확인하고 있다. 명절을 앞두고 담당 직원들이 조달청 보조 업무에 매달린 상태”라고 토로했다.

조달청 실무자들도 골머리를 앓기는 마찬가지다.

계약 정보가 호환되지 않아 변경 계약부터 기성 확인까지 대부분 업무를 수작업으로 확인해 승인하는 실정이다. 일찌감치 내부에서 데이터 호환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는데 제대로 수용되지 않았다는 불만이 엿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설 명절을 앞두고 기성 승인과 실적 확인 작업이 늦어져 기업의 명절 전 현금 확보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오전에만 약 80건의 기성금 관련 오류 문의가 접수됐다.

C사 관계자는 “기성금을 청구해야 하는데 나라장터에서 계약 조회가 안 돼 대금 지급 업무가 중단됐다”며 “나라장터의 데이터 누락 상태가 심각하다. 수요기관도 조달청이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처리가 불가능하다고 해 명절 전 현금이 나라장터에 묶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심지어 나라장터와 연계된 ‘하도급지킴이’ 시스템도 인증 혼선을 빚어 명절 하도급 대금 지급에 곤란을 겪는 상황이다. 현재도 디브레인(디지털 국가 예산ㆍ회계 시스템)과 연계된 대금 지급 업무는 혼선을 빚고 있고, 기존 사용자 정보가 차세대 나라장터 정보와 연동되지 않아 계약서 수신 업무가 마비되는 상황도 속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달청은 “초기보다 시스템 불안정성은 상당히 개선된 상태로, 특히 이용 문의 상당수는 중복된 것”이라며 “콜센터 전용회선을 210개에서 330개로 확대하고 나라장터 운영지원팀을 설치해 원격 지원을 통한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3월 정식 개통 전 안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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