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판문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외교를 다시 시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 4년간 없었던 북미 대화 재개 여부 및 북핵 협상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과 다시 연락을 취해보겠느냐(reach out)’는 질문을 받자 “그렇게 할 것(I will)”이라고 답했다.
그는 집권 1기 북미정상외교와 관련해선 “나는 그 문제(북핵 등)를 해결했고, 나는 그와 잘 지냈다”고 말했다. 또한 종교적 열정이 강한 이란과는 협상이 어렵다고 밝힌 뒤 김 위원장에 대해 “그는 종교적 광신자가 아니다. 똑똑한 남자(smart guy)다”라고 평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싱가포르, 2019년 하노이에서 두차례에 걸친 북미정상회담을 했으며 판문점에서도 김 위원장과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취임한 뒤 여러 차례 북한을 언급해 왔다. 그는 취임 첫날에도 북한을 ‘핵보유국’이라 지칭했다. 이와 함께 “나는 그(김정은)에게 친절했다”며 김 총비서가 자신을 좋아했고, 자신도 김 총비서를 좋아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집권 1기 때처럼 북미 대화가 급물살을 탈 경우, 윤석열 대통령 계엄 사태 이후 정상외교의 구심점이 없는 한국이 ‘패싱’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트럼프 2기 첫 쿼드(Quad) 외교장관회의 공동성명에서도 비핵화 문구가 빠지며 향후 미국이 대북정책 근간인 비핵화 원칙을 뒤집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선 “곧 해결하지 않는다면 나는 거의 즉각 러시아에 엄청난 관세와 세금, 큰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나는 러시아 국민을 사랑한다”면서도 “우리는 이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서도 “그(젤렌스키) 역시 이 전쟁이 벌어지도록 둬서는 안 됐다”며 “우리는 (우크라 지원에) 유럽보다 20억 달러를 더 썼다. 왜 우리가 더 많은 돈을 써야 하는가”라고 압박했다.
중국에 대한 견제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의 무역 정책 때문에 지난해 1조 달러의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만을 향한 중국의 영토적 욕망을 억제할 수 있느냐’는 물음엔 “우리에게는 중국에 대한 매우 큰 힘이 있다. 바로 관세”라고 답했다.
아울러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이것을 군사력 증강에 사용한다. 미친 짓 아니냐”며 “파나마 운하의 이득을 중국이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를 언급한 뒤 “우호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그는 친구 같은 사람. 우리는 아주 좋은 관계를 맺었다”고 강조했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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